재벌가, ‘부(富)’ 축적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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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돈 넣고 돈 먹기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8월 30일 각각 ‘내부거래율’, ‘문제성거래’ 등의 내용이 담긴 대기업 운영 현황자료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일가는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들이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대해 내부거래율을 높여 그 가치를 키워온 경우가 눈에 띄었다. 일명 ‘일감몰아주기’는 배당금, 주가가치 상승 등 오너일가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준다는 데서 ‘재계의 돈 불리기’라는 지적을 수반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기업 오너일가의 부 축적 사례를 짚어봤다.

대기업 오너일가,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 거둬
경제개혁연대 “신영자 이사장 연 수익률 665%”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글로비스를 비롯해 이노션, 현대엠코, 현대오토에버가 오너일가 지분율 및 내부거래율이 높은 회사로 꼽혔다. 즉,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았던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시각이다. 2011년말 기준 △글로비스의 오너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율은 43.4%와 45.18%, △이노션은 100%와 47.69%였으며, △현대엠코는 35.1%와 56.5% △현대오토에버는 83.53%와 3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율 높은 이유는

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1.9%를 가지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며, 정몽구 회장은 11.5%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부자(정 회장-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4일 현재 9800억원과 2조7300억원을 웃돈다. 또한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를 통해 연간 211%, 290%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부회장은 2001년 비상장사였던 글로비스에 29억9300만원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익률은 물론 높은 지분가치를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부자가 글로비스에서 얻은 배당금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에만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각각 100억원, 179억원의 배당이익을 챙겼다.

이노션은 정 회장 20%, 정 부회장 40%, 정성이 이노션 고문 40% 비율로 지분을 나눠가졌으며, 지난해 이들이 거둬들인 배당금은 각각 18억원, 36억원, 36억원이다. 현대엠코는 정 회장 10%, 정 부회장 25.1% 지분율을 보이며, 이들은 지난해 50억원, 125억원의 배당금을 얻었다. 사정은 현대오토에버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 10%, 정 부회장 20.1% 지분을 보유했고 지난해 배당금은 각각 10억원, 20억원이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도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가 높은 내부거래율을 보였다. 일감몰아주기로 지목된 계열사는 SKC&C와 AnTS다. SKC&C의 지난해 내부거래율과 오너일가 지분율은 65.1%와 48.5%, AnTS는 80.6%와 100%였다. AnTS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SKC&C는 최 회장이 38%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고,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10.5%를 가지고 있다. 앞서 SKC&C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46억원을 부과 받기도 했는데, 바로 일감몰아주기 의혹 때문이었다. 공정위는 당시 SK그룹 7개 계열사가 SKC&C와의 계약에서 인건비를 높게 책정하는 등 부당지원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SKC&C는 SK그룹 지배구조 상 최상위에 위치하는 회사로,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내고 “최 회장은 그룹계열사의 SI 사업을 유용하여 개인의 지배력확대 및 자금 확보를 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최 회장은 2억8000만원을 투자해 연간 221%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누적 현금배당금은 427억원에 달했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한화(한화S&C·한컴), GS(GS아이티엠·GS), 삼성(삼성에버랜드), 한진(싸이버로지텍), 코오롱(코오롱), CJ(씨앤아이레저산업), 영풍(영풍개발) 등이 오너일가 지분이 높은 동시에 내부거래율이 높은 계열사라고 꼽았다.

‘문제성 거래’ 지적

한편, 경제개혁연대도 오너일가가 ‘문제성 거래’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경우에 대해 지적했다.

그중에서도 시네마통상의 최대주주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연간 66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단일투자 건으로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다. 시네마통상은 수도권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팝콘매장을 운영 중인 회사로, 신 이사장의 보유지분은 28.3%에 달한다. 경제개혁연대는 신 이사장이 1억7300만원을 투자해 배당금으로만 23억7000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사장은 각각 삼성생명보험을 통해 321%, 에스원을 통해 26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부자는 계열사에 대한 지분 투자수익률을 모두 더할 경우에도 201%, 83%를 기록, 수익률이 높은 오너일가 상위 10위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사장은 총 투자건수 12건 중 문제성 지분에 대한 투자가 12건, 회사기회유용·지원성거래·부당주식거래 등 문제성 거래는 15건으로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 이로 인한 논란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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