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안갯속’ 행보, 정치권 셈법 분주
安 ‘안갯속’ 행보, 정치권 셈법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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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 판세 예측불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근 행보가 단독출마 혹은 연대 그리고 후보단일화 등 다양한 의견을 분출시키며 안 원장과 관련한 정치권의 셈법이 더욱 더 복잡해지고 있다. 물론 이런 외부 움직임과 달리 안 원장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여전히 안갯속 행보를 내딛고 있다. 출마여부 조차 알수 없고, 몇 차례 언론에 공개된 것을 제외하고는 행보 자체가 비공개여서 오리무중의 상태이다.

여야, ‘안철수 독자 출마’ 등 대비해 해법 모색 나서 
安, 민주당과 후보단일화 및 입당 등 시나리오 배제?
安 “목표가 대통령 아니다”발언 놓고 각종 해석 난무
“정책제안에 초점 두고, 큰 틀에서 대선 밑그림 그리기” 

여기에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이 초반에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으로 흐름이 나타나는 등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거기다 마이너리그라는 평가마저 받는 등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해 안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오히려 초점이 되고 있다.

안철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

특히 대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여야는 안 원장의 출마를 전제로 이에 대한 해법 모색에 나서며 안 원장에 대한 관심을 세심하게 신경 쓰는 눈치다. 물론 당사자는 언급이 없었지만 안 원장을 중심으로 독자적으로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상당부분 공감을 얻었다.

기성 정당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대선에 참여하고, 또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당을 새로 만들거나, 정치권의 예상처럼 민주당 등에 입당하는 방식을 배제하는 새로운 정치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현상’이 기존의 식상한 정치를 탈바꿈하겠다는 출발점에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 및 대선후 입당 등 기존의 정치권에서 거론되던 시나리오 대신 국민의 뜻을 존중하며 정면 대결로 승부를 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이 독자출마를 하게 되면 시민사회연합 등을 주축으로 대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의 후보 지지율이 계속 저조할 경우, 안 원장 중심으로 흡수하던지, 아니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ㆍ안철수 원장ㆍ민주당 후보 등 3자대결 구도도 예측할 수 있다. 이같은 독자출마를 강행하기 위해서는 출마선언 등 입장표명 시기는 대선이 꼭 100일 남은 시점이거나 추석전후가 거론되고 있다. 

대선출마 방식 ‘왈가왈부’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 방식과 관련 "국민이 기존 정당에 실망해서 안철수 원장이 1년 여 전부터 국민들 앞에 불려 나와 국민을 대변하게 된 것인데, 어느 한 정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서 "지금은 국민과 함께 미래를 바라볼 때"라며 "기존 양대 정당에서는 너무 억지로 기득권 안에 끌어들이려고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민주당 쪽과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라는 물음에 "민주당하고 후보 단일화를 했던 분들이 여러분 있지만 그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안 원장이 공학적인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어느 게 옳은 길이냐'를 생각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거 과정에서는 정부 예산을 1000억원 정도 지원받는 양당의 전국 조직이 유리하겠지만 그런 것을 이겨내는 것이 국민의 열망이고 의지"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안 원장이 최근 충남 홍성 민심 탐방을 하는 도중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안 원장은 충남 홍성군 문당마을 회관에서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민심 행보를 하는 이유와 관련 "목표가 대통령이 아니며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일조하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조유상 홍성여성농업인센터 대표가 전했다. 조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안 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들과 안 원장의 구체적인 언급을 소개해 눈길을 모았다.

아리송한 발언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이 되든 되지 않든 어떤 식으로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정책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직 나이도 있으니까, 이번이든 다음이든 기회가 닿을 수도 있으며 여하튼 최종 목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번도 스스로 대선에 나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호출을 당한 케이스"라고도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안 원장에겐 대선 출마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느껴졌다"며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기존 정치권 패러다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안 원장의 발언은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 파격적인 정책 제안에 초점을 두고 큰 틀에서 독자적 행보나 연대 등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속에서 민주당의 반응도 다양한 온도차가 있다. 축약하면 대선 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된다면 안 원장과 연대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후보 역시 이와 대동소이한 부분이 있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 "광주전남이 저를 선택해주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겼을 때와 같은 감동을 국민에게 줄 것"이라며 "정당의 뒷받침을 갖고 안철수 교수와 경쟁하면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광주MBC의 '시선집중 광주'에 출연, "대선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정치의 변화에 대한 국민 기대나 요구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만약 그분과 사이에 합의에 의한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 단일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되는 순간 지지도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민주당이라는 저력 있는 정당의 뒷받침을 갖고 경쟁하면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 원장에 비해 자신의 지지율이 뒤지는 데 대해 "지금은 민주당 후보들이 경쟁중이라 지지도가 분산돼 있다"며 "제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이 되고 나면 지지도가 모이고 시너지 효과가 생겨서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야, 안철수 견제

그러나 이같은 문 후보의 생각과 달리 민주당 내 초계파 의원모임인 ‘민주동행'은 최근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당 진로를 논의하면서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과의 후보단일화 방안을 거론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시민단체 '내가꿈꾸는나라' 등은 이미 토론회를 열어 대선을 앞두고 상정 가능한 복수의 후보단일화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안 원장의 행보와 관련, "안 원장의 독자출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3자 구도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연구소, 안철수 재단, 안철수 생각 등 모든 것에 안철수라는 표현을 넣는 것을 보면 그는 자신의 브랜드 의식과 자아정체성이 강한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대선에 나선다면 그 정당은 ‘안철수 정당'이 돼야 하고 대선에서 이기면 ’안철수 정권'이 돼야 한다는 의식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민주통합당에 ‘안철수 불쏘시개론'이 있음을 본인도 알 것"이라며 "안 원장이 야권 단일화에서 이긴다 해도 자신의 활동 공간에 대한 의지와 정치 현실 사이에서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단일화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데 민주당의 역량이나 지지기반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본인이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며 "안 원장이 독자적인 정치공간을 확보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 하에 독자출마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그의 대선 출마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철수와 함께하는 정치 세력이 없고 국정경험이나 국정철학이 없다는 점이 불안하다. 앞으로 배우면서 해나가기에는 5천만명의 운명을 짊어진 대통령의 역할이 너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김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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