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의 맞수’, ‘우정의 상징’, 미묘한 신경전
‘사학의 맞수’, ‘우정의 상징’, 미묘한 신경전
  • 하창현
  • 승인 2005.06.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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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100주년기념 친선축구 초청에 연대 `No'
고려대와 연세대가 고려대 주최 100주년 기념 친선축구 대회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이들 학교에 따르면 고려대는 개교 100주년 기념 `고려대 100년, 스포츠 100년' 행사의 하나로 다음달 12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각 학교의 일본의 자매결연학교와 짝을 지어 친선 축구경기를 열 계획이었으나 연세대측은 불참을 선언했다. 고려대의 애초 뜻대로라면 이 경기는 고려대-와세다(早稻田)대 연합팀과 연세대-게이오(慶應)대 연합팀이 `우정의 친선경기‘를 벌여야 한다. 이 경기는 특히 같은 날 박지성, 이영표가 소속된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과 고려대 출신 축구선수로 구성된 `고려대 올스타팀' 경기의 사전행사로, 고려대는 이 본경기에 앞서 한껏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었다. 올해 초부터 이 경기를 추진해 온 고려대는 이미 이들 두 일본대학 축구대표팀 섭외를 마쳤지만 정작 `파트너'인 연세대는 초청에 응하지 않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는 것. 고려대의 끈질긴 초청에도 연세대는 지난주 고려대에 `학교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한다'는 짤막한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연세대의 이런 태도에 대해 일각에선 "남의 잔치에 `들러리'를 설 이유가 없다"는 `자존심'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려대는 본교생에게 이 경기 입장권 1만5천장을 일반표의 50∼70% 싸게 팔았지만 정작 상대팀인 연대생에겐 아무런 `혜택'을 제공하지 않아 경기 당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은 `고려대 일색'이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연세대측은 불참 이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잘 모른다" 등으로 분명한 답변을 않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고려대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달 1일 시작된 입장권 판매 인터넷 홍보 사이트에 이 경기를 소개하면서 `공식행사 1 : 영원한 우정'이라는 행사 제목과 함께 `(협의중)'이라는 어중간한 단서를 붙힌 상태이다. 고려대는 연세대가 끝까지 초청에 불응하면 `고려대 對 와세다 - 게이오대 연합팀'으로 경기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고려대 측은 "다른 때도 아니고 100주년 기념행사인데 연세대가 응하지 않아 난감하다"며 "경기가 한달 이상 남은 만큼 최대한 초청에 응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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