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차녀 문인진 씨가 지난 5월 미국에서 혼외아들을 출산했다는 설이 급속히 퍼지면서 통일교가 험한 파고에 시달리고 있다. 문인진 씨는 통일교 미국회장이었다. 그러나 문인진 씨가 혼외출산을 했다며 출생증명서까지 공개한 미국의 통일교 전문사이트는 지난 9월 9일(통일교식 날짜는 7월 23일) 오후 문인진 씨가 사의를 표했다며 세계통일교선교본부 명의의 문서를 공개했다.
통일교 미국회장 겸 CEO인 문인진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했다. 문인진 씨는 문선명 총재의 장례식이 끝난 뒤 미국교회 이사회를 통해 공식인사이동명령을 낼 것이라고 했다.
문인진 씨는 사의를 전하면서 “아버님의 장례식 중에는 오로지 영광스럽고 위엄 있는 장례식이 될 수 있도록 거대한 정성과 기도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통일교 전문 사이트는 문선명 총재 사망 하루 전인 지난 2일, “유부녀인 문인진 씨가 노르웨이 출신 통일교 신도인 음악가와의 사이에 남자아이를 출산했다”며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 이 사이트는 “문 총재의 딸이자 통일교의 신도인 문인진 씨가 통일교 신도인 외국인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지난 5월 1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병원에서 혼외아들까지 출산했다”고 비난하며 외국인 남성의 실명까지 직접 언급했다.
통일교에서 탈퇴한 신도들이 운영하는 이 사이트에 따르면 출생증명서에 기록된 산모의 생일은 문인진 씨의 생일과 일치했으며 출생지인 서울 용산구는 통일교의 본거지인 용산구 한남동 통일교 연수원이 있는 곳이다. 또한 신생아의 이름은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조카들이 쓰는 돌림자 즉, 3세들이 공통적으로 쓰는 ‘신’자로 기재돼 있어 문인진 씨의 출산설을 기정사실화시켰다.
통일교 미국신도 David는 “문인진 씨는 매주 뉴욕지역 통일교 교회에서 설교를 했으나 지난 2월 13일부터 3개월간 교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배가 너무 많이 불러 임신사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설교를 중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인진 씨와 가까운 통일교 관계자도 “문인진 씨가 이 기간 중 출산을 준비하며 노르웨이를 방문했다”고 시인했다.
통일교 측이 문선명 총재 장례식과 관련, 장례위원회를 발표한 신문광고에는 문인진-박진성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 유족명단에 올라 있었다.
문인진 씨가 건강을 사퇴이유로 꼽았지만 이혼과 재혼, 간음 등을 엄격히 금지하는 통일교 교리를 위반한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자칫하면 통일교 신도들의 큰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선명 총재의 장례식 기간 중에 문인진 씨가 전격 사퇴한 것은 혼외출산설이 증거와 함께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통일교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기간 중에는 오로지 장례식을 위해서 정성과 기도를 드려달라고 문인진 씨가 당부한 것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인진 씨는 아버지인 문 총재 사망 이후 조문을 하는 등 가평 천정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습을 감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