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아들 출산, 법적 아버지는 누구?
혼외 아들 출산, 법적 아버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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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에게 아들 출산케 한 79세 치과의사 곤혹

 

 79세 노령의 치과의사가 기혼의 40대 꽃뱀의 계략에 의해 간통한 후 수억원의 돈을 뜯긴데다가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에 휘말리는 등 고초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가 소송을 각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과 병원을 찾아다니며 난동을 부리는 꽃뱀의 아들 때문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자.

 

모씨(43·)19917월 명모씨와 혼인한 후 혼인신고를 마친 기혼여성이다.

정씨는 20살 때부터 명씨를 사귀다가 혼인을 해서 아이 셋을 낳았으나 남편 명씨의 실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자 간호학원을 다닌 후 치과에 취직을 했다.

간호조무사가 꽃뱀으로 탈바꿈

정씨는 치과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중 원장 김씨(79)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음을 눈치 채고는 남편 명씨에게 자랑삼아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명씨는 정씨에게 김씨와 간통을 하고 돈을 뜯어내자는 계략을 제안했고 이에 정씨는 김씨와 성관계를 갖고 19928월 아들을 출산했다.

정씨는 그동안 김씨에게 낙태수술비, 수술휴양비 등의 명목으로 몇 차례에 걸쳐 약 천만원을 요구했고 김씨는 이를 모두 지급했다.

하지만 정씨는 약속과 달리 김씨의 아이를 출산했고 김씨는 위자료 명목으로 정씨에게 1500만원을 더 지급했다.

명씨는 정씨가 낳은 아들이 김씨의 혈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199427일 김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성년이 될 때까지의 20년간의 양육비를 제공하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어쩔 수 없이 명씨의 요구대로 양육비를 제공하고 손해배상을 해주었다.

정씨 아들, 김씨 상대로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 내

그러나 정씨가 2003년 명씨와 협의 이혼한 뒤 20064월 김씨를 찾아와 남편의 사주에 의해 불가피하게 선생님을 괴롭혔다사죄드린다"며 용서를 구했다.

김씨는 분개하며 정씨를 용서하지 않았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 것을 종용했다. 그리고 정씨의 아들을 친자로 인정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만나주지도 않았다. 이에 정씨의 아들은 김씨에게 자신을 친자로 인정해 달라는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냈다.

하지만 김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씨가 혼인 중에 출산한 아이로 민법 제844조 친생추정제도에 의하여 명씨의 아들로 친생추정을 받으므로 친생부인 판결에 의하여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 이상 정씨의 아들이 자신에게 인지청구를 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844조에서 정한 친생추정제도는 아내가 혼인 중에 출산한 자녀는 등록부상 남편의 친자로 추정 받게 돼있고 이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

대법원, 사건 의 소 각하

1심 재판부는 직권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씨의 아들과 김씨 사이에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할 확률은 99.9999998%인 것을 확인하고 김씨를 정씨의 아들 친생자로 인지했다.

2심 재판부도 "유전학적으로 정씨의 아들과 김씨 사이에 부자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민법 제844조에 의한 친생추정은 번복된다""친생부인의 소 등을 거치지 않더라도 김씨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파기자판을 통해 1심 판결을 취소했다.

대법원 2(주심 이상훈 대법관)"혼인 중 출생자에 대해 친생 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함을 전제로 친생부인의 소를 거치지 않은 인지청구의 소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재판부는 친생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고 김씨를 친생자로 인지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의 소를 각하한다"고 덧붙였다.

한순간의 잘못이 평생 괴롭혀

하지만 정씨와 정씨 아들은 이에 불복하고 김씨의 집을 찾아가 난동을 피우며 김씨의 부인과 자녀를 상대로 폭행했다.

김씨의 부인은 동네 사람들에게 창피하기도 하지만 정씨의 아들이 자신의 남편 아들이라는 점이 걸려 정씨와 정씨의 아들을 설득해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는 5천만원을 주어 돌려보냈다.

그런데 정씨의 아들은 2년 후 또 수시로 김씨의 집과 병원을 찾아와 아버지라고 부르며 유산을 물려줄 것을 강요했다. 김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정씨의 아들을 경찰에 신고하자 이번에는 정씨가 찾아와 자살소동을 벌였다.

김씨는 한순간의 잘못으로 평생 동안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고통 속에서 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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