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아동문학가로 작품 활동 중인 신남춘 시인의 첫 시집 ‘풀꽃 향기’

뿐만 아니라 ‘풀꽃 향기’는 사진을 곁들인 시집으로 시인은 자연의 본 색깔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마치 먼 길 떠나 소식 없던 누이가 사립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듯 반갑고도 애처로운 이름을 갖고 있으며, 어느 변두리 사막을 맴돌다 지치고 바래 들어오는 슬픈 얼굴을 꽃이라 부른다. 또한 풀풀 날리는 먼지를 향기라 부르고 얼싸 안고 얼굴을 부비는 시인의 시를 통해 아득하게 잊고 있었던 어떤 기억들을 새록새록 돋아나게 한다.
아직은 문명이 기지개를 켜기 전에 발끝에서 하롱하롱 천진한 웃음을 보내던 풀들의 연약한 몸짓이 신남춘 시인의 ‘풀꽃 향기’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문명에 지치고 삭막해져 철판같이 굳어 버린 가슴으로 분홍의 뿌리를 내린다.
신남춘 시인의 ‘풀꽃’은 지천으로 깔려있던 풀들이 문명의 그늘에서 어느새 사라져버렸듯이 우리가 간직한 자연의 심성이 사라져 버리고 철저하게 사회 구도에 맞추어진 가슴에 아직은 검은 아스팔트와 회색의 보도블록을 비집고 돋아나는 풀꽃의 마음을 돌아보라고 노래하고 있다.
『눈을 들어/저 푸른 산을/바라보아라.//하늘을 향해/쭉 뻗은 나무들이/살지 않느냐//눈을 감고/자기 마음속을/바라보아라.//인생을 향해/달리는 꿈나무/살지 않느냐//산을 보고/바다를 보고/인생을 보고//우리는 그렇게/큰 꿈을 가지고/살지 않느냐』
신남춘 시인의 시집 중에 있는 ‘바라보아라’의 전문이다. 신남춘 시인은 웅장하게 펼쳐있는 자연의 숭고함으로 막막하고 기진해진 삶을 극복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바로 ‘풀꽃 향기’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다.
‘풀꽃향기’는 문명의 날 선 각에 상처를 입었을 때 달래기 힘든 마음을 다독거려준다. 자연의 꽃들과 나무들의 빛은 물론 색까지도 시집 속에 옮겨 놓고 신남춘 시인의 향기로 편안하고 안락한 잠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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