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행과 연계한 은행권의 예·적금 상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영화 흥행 결과에 따라 은행 금리가 올라가는 스릴감 덕에 고객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은행들의 희비 역시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웃고, 울고 있다.
하나은행 고객들 적금공구로 금리 짭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영화 ‘광해’와 손잡고 출시한 ‘하나 e-플러스 공동구매 적금’은 지난 9월 기준 총 1608좌가 판매됐다고 한다. 이 적금은 모집 계좌가 많을수록, 영화 관객 수가 많을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1년제, 2년제, 3년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기본금리 3.2%에 최대 0.4%포인트의 금리를 추가 지급한다. 총 가입금액은 10억3400만원이다.
하나은행은 관계자는 “광해가 누적 관람객수 354만 명을 기록한 지난 25일 가입자 전원에게 최고 금리를 제공했다”며 “애초 이 상품의 최고금리 기준점으로 1000좌 이상, 누적 관객수 200만 이상을 설정했지만, 50% 이상 초과 달성하는 기록을 새웠다”고 말했다. 이는 영화 ‘광해’의 대박 흥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영화 ‘도둑들’과 연계한 ‘하나 e-플러스 공동구매 적금’도 가입자 전원에게 1년제 3.6%, 2년제 4.4%, 3년제 4.8%의 최고 금리를 확정했다. 하나은행은 영화와 연계한 상품 시장에서 투-홈런을 날려 타 은행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은행관계자들 사이에서 “하나은행은 충무로에 떡이라도 돌려야 할 판” 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화가 흥행하지 않으면 추가 금리를 줄 수 없어 소비자의 눈길을 못 끌지만 반대로 금리를 너무 높게 잡으면 상품이 적자가 난다”면서 “따라서 적절한 마케팅 타이밍과 상품 전략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화가 흥행하지 않으면 은행의 상품의 기대치가 떨어지고 신뢰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신중하게 영화를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적금 금리는 0.1%로 머물러
‘간첩’ 예금은 지난 2010년 12월 우리은행이 CJ E&M(주)와 공동마케팅 협약을 맺고 9번째 선보이는 시네마정기예금 상품이다.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고정적이고 전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영화와 연계된 상품을 팔고, 이벤트를 통해 영화 관람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서 “주 고객들이 젊은 층인 만큼 은행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