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롯데건설이 소비자와 하도급 업체들의 신뢰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하도급법 위반 최다 업체‘라는 오명을 받있다. 또한 통단2신도시 분양 및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을 둘러싼 구설수에도 휘말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무시하는 처사를 보여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10일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이 공정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MB 정권 5년 동안 하도급법을 3회 이상 어긴 상습위반업체 172개 중 특히 롯데건설이 5년 동안 7회에 걸쳐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며 전체 기업 중 위반 횟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탄2신도시 분양 ‘발 뺀다’는 의혹도
이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하도급법 상습위반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조치가 소극적이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부족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솜방망이 처벌이 상습위반 사업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이 휘말린 구설수와 오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롯데건설은 지난 6월 동탄2신도시에 총 여섯 개 업체(롯데건설·GS·우남·KCC·모아종합·호반)와 동시분양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사업인허가 지연으로 7월 중에 분양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렇지만 8월이 되어서도 롯데건설은 분양에서 발을 빼려했다. 이는 동시분양 6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우려와 부담 때문에 8월 24일 예정됐던 동시분양에서도 결국 빠지고 만 것이다.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는 101㎡·122㎡의 중대형 규모로만 구성되어 있다.
물론 롯데건설 측은 “중대형 아파트의 상품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9월 중 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추가적인 대책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제 롯데건설의 동탄2신도시 분양 시기는 사실상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이의까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건설업계에서는 “이러다가 연내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중대형 규모를 단독으로 공급한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분양 일정을 기업 측 편의에 따라 마음대로 바꾸는 행태는 소비자의 믿음을 크게 떨어뜨리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으로 또 구설수 올라
롯데건설과 관련된 ‘치명적 스캔들’은 또 있다. 현재 롯데건설은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진행하며 해묵은 논란에 다시 불을 붙여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롯데건설은 여러 해 동안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요즘은 사실상 완전히 백지화된 상황이다. 왜냐하면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과 관련해 롯데건설이 제기했던 행정심판에서 지난 6월 28일 인천시가 승소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06년부터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을 위한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신청을 인천시에 총 네 차례 실시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러한 신청을 반려처분하고 지난해 6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최종 폐지고시까지 했다.
이에 롯데건설 측은 지난해 7월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지정 거부처분 취소청구’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롯데건설은 일 년 동안 답변서와 보충서면을 모두 여덟 차례씩 주고받으며 치열한 법적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인천시가 승소했으며 인천시는 계양산 북쪽에 위치한 롯데그룹 소유 부지를 포함한 계양구 다남동·목상동 일대 녹지를 공원부지로 용도를 변경하여 생태공원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결론이 확실하게 난 줄만 알았던 골프장 건설 사업을 롯데건설은 포기하지 않은 듯싶다. 최근 롯데건설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조용했던 롯데건설은 소송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관련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은 인천지방법원에 인천시를 상대로 하는 ‘계양산 골프장 사업시행자 지정신청 반려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출했다. 이번에 롯데건설은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천시가 사업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소송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인천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앞으로 진행상황을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롯데건설이 여러 광범위한 비난을 무릅쓰고 ‘무리수’를 감행하는 상황에 대해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골프장 사업이 워낙 신격호 롯데 회장의 놓칠 수 없는 숙원사업이라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롯데건설의 이번 소송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인 롯데가 사회적 책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