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육필문학」에 「만추」「겨울섬 그 끝에서」「산촌」 등으로 등단한 김규민 시인이 가을을 맞아 시집 「빨간 코스모스」를 펴냈다.
살갗을 스치던 봄날의 미풍과 포도를 태우던 뜨거운 여름을 보낸 김규민 시인. 그가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들녘에 핀 빨간 코스모스를 마음에 담아 엮어냈다.
깊어가는 계절, 가을에 온통 빠져있는 김규민 시인이 독자들도 가을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편지 한통을 소슬바람 편에 부쳐준 것이다.
특히 시집 「빨간 코스모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시로 독자들은 대부분 ‘까치집’을 꼽았다.
베란다 마주보이는 나무 끝에
얼기설기 까치집 하나
바람이 한번 불자
휘청 까치집이 흔들린다
나뭇가지들로 지은 구멍 숭숭 뚫린
하늘 위의 작은 집
허공이 지나가고 그 허공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뜨뜻한 구들 한 장 없어
발이 시린
발가락에 얼음 어는 집
이처럼 김규민 시인은 섬세함이 애잔한 그리움으로 묻어나는 가을편지를 시로 펼쳤다.
때론 그의 시는 짙은 노을빛을 표현했고 때론 외로운 영혼들을 다독이는 따뜻한 귀환을 표현했다.
강인함 뒤에 가려졌던 한 여인의 삶, 그 깊은 곳에 출렁이는 그리움이 그의 시집에 담뿍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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