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야권 단일화 대응방안은?
박근혜, 야권 단일화 대응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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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단일화! 우물쭈물하는 박근혜, 대체 뭐하나?

 

 터질 것이 터졌다. 지난 5일 전남대 강연에 나타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호남의 심장부에서 ‘단일화’를 꺼내들었다. 그 동안의 단일화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그것도 민주당 텃밭에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급류를 탔다. 박 후보는 곧바로 ‘정치쇄신안’으로 맞대응했지만 ‘문-안 단일화 카드’에 비해 박근혜의 카드는 초라하기만 하다. 정치쇄신안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문제의 초점이 ‘단일화’가 아니라 어떤 인물들이 ‘단일화’하는가의 ‘인물’에 대한 임팩트라는 것은 박근혜는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박근혜도 버나드 쇼처럼 말하게 될지 모른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수가 터져나왔다.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체육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제안하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에 안 후보는 주먹을 쥐어 답례했다.
안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단일화 논의에 대한 입장을 극적으로 선회했다. 대선 44일전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일컫는 호남의 심장부에서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고 밝힌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감동이 사라지고 1+1이 2가 되기에도 어려울 것"이라며 제안하며 이어 단일화에 대한 원칙으로 "첫째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둘째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셋째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화에 대한 이 같은 의지를 밝힌 안 후보는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국민들을 모아낼 수 있다"며 "1+1을 3으로 만들어내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자는 약속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동안 줄곧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촉구해왔던 문 후보는 곧바로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에 받아드렸다. 드디어 단일화다. 양측이 한 달여의 기싸움 끝에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합의하기에 이르면서 대선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단일화, 세련된 러닝메이트 정치학
야권 후보 단일화의 예상되는 파급력은 대선의 최대 이슈였다. 문·안 후보가 완주해 박 후보와 3자대결을 벌이면 질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일대일로 정면승부를 벌일 경우 야권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의 지난 3∼4일 여론조사에서, 3자대결에선 박 후보 38.9%, 문 후보 19.3%, 안 후보 27.8%로 박 후보가 여유 있게 앞섰지만 지난 6일 리얼미터 양자대결조사에서는 박 후보 대 문 후보는 46.3% 대 46.9%, 박 후보 대 안 후보는 45.1% 대 46.9%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역대 선거에서 단일화가 성공한 경우는 1997년 15대 대선의 김대중과 김종필의 단일화, 2002년 16대 대선의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지만 실패의 예는 더 많아 단일화가 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점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일전에 성공한 단일화는 ‘김대중’이라는 또 ‘노무현’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한 인물이 있었고 그에 어울리는 드라마가 있었다며 두 후보가 ‘감동적 단일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때문에 두 후보 간의 단일화로 인해 역풍이 불 가능성 보다 오히려 단일화를 잘못했을 경우에 역풍이 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일화 방법론에 있어서는 두 후보의 지지자층은 서로 상호 배타성이 적으며 정치개혁을 화두로 삼고 있는 대선이기 때문에 논의에 따라선 미국식 정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진행될 가능성도 점처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2년 클린턴 대통령-고어 부통령, 2000년 부시 대통령-체니 부통령, 2008년 오바마 대통령-비든 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부통령 러닝메이트가 공식화되었다. 정치개혁의 화두에 걸맞는 세련된 단일화는 우선적으로 단일화로 인한 지지층 이탈을 보안하고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며 정치개혁과 정권교체에 대한 공동행보 및 대응 속에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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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실패하는 단일화 대응책, 정치쇄신안으로도 부족해

단일화 대항카드, 이번에도 실패
이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지난 6일, 대선 당선을 전제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의 기본권 강화를 골자로 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단일화에 대해서 연일 야권단일화는 ‘야합’이자 ‘꼼수’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거나 ‘먹튀방지법’으로 대응해온 박 후보 측은 이례적으로 대선을 한 달여 남긴 시점에서 지난 3~4일 주말에 대한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정치쇄신안과 민생정책을 가다듬으려고 분야별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접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발표된 정치쇄신안에 대해 박 후보는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경제 위기 극복을 거론하며 "대통령 선거용의 정략적 접근이나 내용과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시한부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개헌을 당장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개헌 전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박 후보의 셈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박 후보는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 방식과 관련,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에 대해서도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법제화하겠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보장하고 장관에게도 부처 및 산하단체장에 대한 인사권을 보장하는 안과 대국회 관련 매년 정기국회에서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연설을 정례화하는 안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통령 집권 후 개혁을 진행하겠다는 문 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아 파급력조차 불확실하며 일부에서는 “결국 자신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아니냐”며 유신법과 오버랩된다는 격앙된 표현조차 서슴치 않았다. 단일화에 대응카드로 충분한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자아냈던 정치쇄신안은 정치적 임팩트가 전혀 없어 현재로서는 불발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의 진면목은 단일화 그 자체보다 어떤 인물들이 단일화하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각 후보의 공약이 정치개혁에 걸쳐 대동소이한 이상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말하느냐’가 주효한 상황인 것이다. 결국 박근혜가 말하는 그 어느 것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이미지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긴 힘들어 보인다. 결국 안철수 셈법으로 말하면 이번 정치쇄신안은 ‘1+1=1’이다.       

결국엔 사람, 박근혜의 남자는 누구?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일찍이 예견되어 온 사안이기도 하지만 안철수, 문재인이라는 두 후보의 후광으로 단일화 논의가 다른 모든 대선 쟁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상황이 드디어 가시화되었다. 두 후보의 감동적 화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전략을 짜야하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선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이슈를 이끌어가는 등 분위기 반전이 요구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길을 잃었다. 정치쇄신안이 불발로 끝난 현재 박 후보의 기자회견은 결국 ‘사람’으로 대항해야 한다는 필요성만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만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으로 공약 이전에 인물에 대한 아우라가 아젠다화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 문재인과 안철수 두 후보에 대항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정공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생·정책 행보만으로 야권단일화 이슈를 상대하기 버거운 상황에서 러닝메이트 안도 검토돼 왔다”며 “문재인-안철수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 되든 두 사람이 단일화 할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박 후보를 보완할 사람을 총리 후보로 내세워 러닝메이트로 뛰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대선 전 국무총리를 지명, 러닝메이트로 대선에서 함께 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다음 수로 보인다.

실제로 단일화에 대항한 파급력으로는 개혁론이 보다 부합하지만 대선 중에 효과를 낼 수 있는 확실한 카드로는 러닝메이트 총리 밖에 없다는 내부에서의 목소리가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양새이다. 최근 황우여 당대표 겸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좋은 분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부 친박 핵심 인사들이 국민적 감동을 불러올 수 있는 인물의 물밑작업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총리 후보로는 지역 대표성을 가진 인사, 중도, 온건, 보수층에게 흡인력 있는 망명가가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박 후보를 보안할 사람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실상은 개표전략 즉 이삭줍기를 노림수로 두는 것이 아닌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러닝메이트 총리 충남이냐 호남이냐?
대한민국 역대 정권은 전통적으로 영남 대통령, 호남 총리가 공식화되어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동교동계 인사 중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서 전국 조직을 갖고 있는 한화갑 전 대표 또는 비서실장 출신의 한광옥씨가 책임총리의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경우 새누리당 입당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측근에 따르면 전혀 근거없는 유언비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는 호남표가 두표라는 점과 호남층에서 주을 수 있는 표와 더불어 대선 지역 중 박 후보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서울지역에서 호남층 표를 공략 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동교동계 책임총리설이 힘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구수는 물론 정치적 의미 또한 무너진 호남 지역 대신 앞으로 충청으로 인구가 몰릴 것을 대비, 정치판도를 영남 대 충청 구도로 잡고 이인제에게 손 내밀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현재 충청표는 박근혜 후보에게 커다란 안정감을 주고 있으며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일궈낼 수 있는 미래전략적인 차원에서 이인제의 선택도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고건 전 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황식 총리 등 무게 있는 호남출신 명망가들이 거론 되고 있는데 특히 박 후보는 고건 전 총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오랜 공직생활에 그 흔한 비리에 연류되지 않았던 고건 전 총리의 이미지는 깨끗하면서 안정적이다. 또한 서울시장 등을 역임해 중도성향이면서도 보수층에서도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국정운영 경험이 많다는 점도 주효하다. 특히 호남출신의 서울태생인 탓에 호남색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다른 지역에서도 반감이 별로 없는 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고건 전 총리가 박근혜의 약점을 잘 보완해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며 보수의 가치와 호남 간에 중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만약 박근혜 후보가 이번 대선전에 차기 대권유력 주자를 러닝메이트로 정해버린다면 차기 대선을 꿈꾸는 인물들이 부통령제 도입과 분권형 개헌 등에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대선을 노리지 않을 거라는 의미에서 고건 전 총리가 러닝메이트로서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박근혜, 우물쭈물하다가는
너무나 통속적인 네거티브 공세, 먹튀방지법, 정치쇄신안으로 이어지기까지 단일화에 대한 다양한 카드들이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그 동안 새누리당내 쇄신파들에 의해 제기되었던 친박계의 공직 포기 선언 등 친박계의 2선 퇴진 선행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1997년 김대중 대선 후보 당시 동교동계 7인방이 ‘‘공직진출 포기 선언’을 한 사례가 당선에 크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는 만큼 친박계의 솔선한 일선 후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시행 방식과 시기를 놓고 조율중으로 전해진 가운데 아직까지는 표면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야권단일화를 겨냥한 박 후보 측의 다양한 전략 구상과 실행이 연달아 실패한 이상 다음 수가 준비되야 할 것은 분명하다.  

박 후보 측에서는 “야권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러닝메이트 카드와 개헌 카드를 절묘하게 접합시킨다면 단일화 시너지 효과도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하는 모양이지만 당장 단일화를 재쳐두더라도 문-안 단일화가 성립이 되면 박근혜를 근심하게 만든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의원와 첩거정치로 몸값을 키우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 등 정치거물들이 본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들 것이 자명해 현재의 반응속도로는 위기를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지난 5일 재킷을 벗고 전남대 강연장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저로 인해 그 철옹성 같던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다는 것”이 “제 도전은 값진 것이 됐다”고 말하며 드디어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된다”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던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우물쭈물하다가는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라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자신의 고백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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