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통치했던 근대사의 대통령은 모두 10명이다.
518년의 역사를 지닌 조선시대 때의 왕은 겨우 27명이었던 것에 비해 꽤 많은 숫자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하늘이 점지한다’는 말이 증명하듯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감히 꿈도 꾸지 못한다.
대통령이 되면 상당한 특혜가 주어진다. 대통령의 배우자나 자녀들은 물론 일가친척까지도 그에 따른 특전을 누리기 때문에 대통령이 탄생된 가문은 큰 영광과 부귀영화를 거머쥐게 될 뿐만 아니라 역사에도 길이 남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운을 맞아 특별한 혜택과 함께 모든 것을 누릴 수는 있지만 반면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르는 불편함을 참아내야 한다. 특히 경호원과 항상 같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는 등 개인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부분도 감당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불행히도 자녀가 없어 당시 2인자였던 이기붕의 아들 이강국을 양자로 들여 아낌없는 사랑을 주며 특혜를 누릴 수 있게 배려했다. 그 외의 대통령들은 모두 자녀들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강국을 비롯한 대통령 자녀들이 문제를 일으키며 아버지를 망신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국은 4.19 과정에서 일가족을 쏴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는 비행을 저질렀다. 박정희 대통령의 자녀 중 외아들인 박지만은 부모의 충격적인 서거로 한 때 방황을 했었고, 박근영은 육영재단 운영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은 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만행을 일삼았고,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홍삼트리오)은 비리와 연루돼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전두환 대통령의 자녀들은 아버지는 29만원(?)밖에 없어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는데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태우 대통령 딸은 재벌가 며느리가 되어 시댁의 사업 확장에 큰 역할을 함으로써 불법자금 소지가 발각되는 등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딸 역시 미국 주택 구입 시 불법자금 문제로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후보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퍼스트레이디까지 하면서도 그 어떤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지위를 이용해 권력을 휘두르거나 화려한 부귀영화를 쫓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강직한 성품을 유지하며 애국자였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로서도 흠잡을 데 없다.
물론 형제관리를 못했다고 탓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게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면 알 수 있 듯 형제의 문제는 개인적인 사안이므로 정치와는 다르다. 형제가 비뚤어진 행동을 할 때 반대할 수는 있어도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은 형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동생,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형이 뇌물수수나 권력형 비리로 문제를 일으켰다. 향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의 가족들이나 일가친척들의 비리가 성행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를 통해 권력형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후보는 부모의 뜻을 이어가려는 취지로 육영재단, 영남대, 정수장학회 등의 이사장이나 이사직을 맡았으나 이미 모두 사임한 상태다. 그런데 야당에서 이사장이나 이사로서 이 재단들의 수장직을 맡은 것에 대해 어떤 비리가 있는 양 억지 비난하고 있으면서도 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 야당이 박 후보의 비리를 캐기 위해 끝없이 추적했을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비운의 대통령 딸로서 총성에 부모를 잃고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모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연관재단에 참여하고, 한 정당을 두 번이나 책임지고 이끌었던 사람이 결점이 없었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고 굴곡 많은 인생을 이어가면서도 깨끗하고 소신 있게 정치하는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필자는 박 후보에게서 박정희 대통령의 과묵함과 냉철함 그리고 육영수 여사의 따뜻함을 느낀다.
문득 이정현 의원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육영수 여사가 총을 맞고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속치마 여기저기가 꿰어져 있는 걸 보고 간호사가 돌아서 많이 울었다고 한다. 또 박 전 대통령도 병원에서 그렇게 돌아가셨을 때 혁대는 다 낡아있었고, 넥타이 핀이나 버클 도금이 다 벗겨진 걸 보고 주치의가 대통령이 맞는가 확인했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여름엔 러닝셔츠를 입은 채 파리채를 들고 있었고, 보리밥과 쌀밥을 7대 3으로 혼식해서 먹었다는데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딸이 공주일 수 없다. 또 엊그제 신문에 박근혜 후보 집 에어컨이 오래된 금성에어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박 후보에 대한 공주 논란은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