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일화 막판 접점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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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의 야권 단일화, 극적 타결되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지난 22일 담판이 잠정 결렬되자 “이런 게 새 정치냐”는 비판이 일제히 쏟아지고 있다. 후보 단일화 시한인 후보 등록일(25~26일)까지 불과 2~3일 앞두고 있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에도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다. 이런 가운데 양측이 공언했던 ‘아름다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두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의 유·불리에만 집착하면서 ‘벼랑 끝 전술’을 펴는 바람에 막판에 극적으로 단일화를 성사시키더라도 단일화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것이란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극에 달한 ‘단일화 피로감’
‘아름다운 단일화’ 사실상 물 건너가
安 후보측 ‘가상대결+지지도’ 제안
文, 단일화 불발되면 ‘3자대결’로 갈 수 밖에

‘단일화 담판’ 위해 비공개 회동 가진 文-安

후보 등록일(25~26일)까지 불과 2~3일 앞두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비공개 회담을 갖고 야권 단일화 ‘룰 담판’에 나섰으나 결국 결렬됐다.

후보 등록일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당초 이날 담판에서 두 후보는 여론조사 문구를 둘러싸고 절충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리고 문구 조정에 실패하더라도 두 후보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씩 물러서서 실무 협상팀을 재가동할 수 있는 ‘원칙적 합의’라도 도출할 것이라고 정치권에서는 전망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지지도 조사’, 안 후보는 ‘가상 양자 대결 조사’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아 결국 단일화 담판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두 후보가 ‘여론조사 룰 문제’에 대해 담판하기 위해 재차 회동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다시 만나봐야 똑같은 얘기만 반복할 게 뻔한 상태에서 다시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安, ‘지지도+가상 실제대결’ 결합한 절충안 제안

안철수 후보측은 지난 22일 밤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지지도’와 ‘가상 실제대결’을 결합한 절충안을 제안했다.

이에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 측에 “우리가 제안했던 ‘실제 대결안’과 문 후보 측이 제안한 최종안이었던 ‘지지도’를 절반씩 혼합한 안으로 조사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본부장은 “더 이상 추가적인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문 후보 측에 마지막 제안을 드린다”며 “실제 대결과 지지도 조사를 반반씩 반영하는 절충안을 최종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선택 방지를 위해 박근혜 후보 지지층은 제외시켜야 하며 양측이 합의한 1개 여론조사 회사를 지정해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해도 표차와 등가성의 문제는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결과가 오차범위 안으로 나타날 때는 후보 간 그 결과에 대해 어떻게 할지는 별도의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덧붙였다.

이 같은 안 후보측 제안을 문 후보측이 수용한다면 여론조사는 크게 2가지 질문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정치권에서는 분석했다.

먼저 지지도에 대한 질문으로 “야권 단일후보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가?”와 두 번째는 가상대결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가?”와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2가지 문구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文, 26일까지 단일화 안되면 일단 3자대결로 시작

지난 22일 문 후보측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적합도 조사 50%+가상대결 50%’를 반영하는 방안을 안 후보 측에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제안을 한다”며 “서로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니 이를 합산하자는 발상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협상팀에 맡기자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 측에서 제시한 안은 협의할 의사가 없는 일방적인 통보로 간주한다”며 즉각적으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야권후보 단일화 교착 국면이 지속되자 ‘3자대결’을 비롯한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문재인ㆍ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회동에서 합의한 단일화 시한인 대선후보 등록일(25~26일)을 넘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이 여론조사 문항 등에 관한 의견 차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장기전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처럼 단일화 협상이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하자 문재인 후보도 지난 22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근혜ㆍ안철수 후보와의 3자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는 “후보 등록일까지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저로서는 후보 등록을 안 할 방법이 없다”며 “후보 등록 후 추가협상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나 이는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는 면에서 효과가 반감되고 무효표도 굉장히 많이 나올 테지만, 민주당이 제 공천을 취소하지 않는 한 저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어 “안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강행해 ‘국민 표에 의한 단일화’를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은 양측이 협상 시한에 몰려 버티기 전략을 쓰는 바람에 ‘단일화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다. 이런 상태에서 “극적으로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성공한다하더라도 지지층의 상당 부분 이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본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후보 등록일 마감까지 불과 2틀이 남았는데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할지 아니면 결국 3자 대결로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봉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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