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정하기 위한 양측 대리인 간 회동이 불발된 후 밤 8시20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가지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며 “그동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저를 꾸짖어 주시고 앞으로는 문 후보께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 대해서 “결국 문 후보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여기서 더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며 “국민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는 지지자와 캠프 관계자들에게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미안하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 후보가 대선후보직을 전격적으로 사퇴하자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층의 향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왜냐하면 안 후보는 대선후보로 거론되자마자 박근혜 대세론을 무력화시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 후보는 최근까지도 양자대결 또는 3자대결에서 등락은 했지만 탄탄한 지지층을 갖고 있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이후 文-安 단일화 실무팀 협상, 중단, 재개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11월 셋째주에 처음으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역전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는 文-安 단일화 TV토론이 있은 11월 넷째주에도 이어졌는데, 안 후보는 11월 둘째주 24% · 셋째주 20% · 넷째주 20%를 기록했지만, 문 후보는 11월 둘째주 21% · 셋째주 23% · 넷째주에는 24%로 점차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은 “박근혜 지지자를 제외한 유권자 기준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는 8월까지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상당한 우위에 있었으나 9월 셋째주부터 11월 둘째주까지는 계속 5%포인트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었다”며 “그러나 단일화 협상을 시작한 이후 문 후보는 계속 상승했지만 안 후보는 점차 하락해 11월 셋째주에는 두 후보간 격차가 10%포인트까지 커졌다”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 선언 소식을 접하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안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문 후보 선거캠프는 안 후보 사퇴 선언 이후 곧바로 긴급 선대위 회의를 소집하여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