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상대는 문재인이 아닌 이재오, 손학규
박근혜 상대는 문재인이 아닌 이재오,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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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는 여권을 흔들고 손학규는 야권을 흔든다

박근혜는 단일화를 이벤트로 규정했다. 지난 22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누가 더 쉬운 상대가 될 것인가 생각도 하지 않았고 관심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박근혜 위기론’의 근간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후보등록 일정이 박 후보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그러나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정작 박 후보가 걱정해야 되는 상대는 문재인이 아닌 이재오와 손학규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룰이 변하고 있다. 박 후보의 보수 총집결 시나리오의 마지막 퍼즐인 이재오, 그리고 문 후보측의 야당규합 열쇠인 손학규. 이재오가 300만 표라는 칼을 어디로 휘두를지, 손학규가 야권총집결의 기폭제가 될지 박 후보 보수총집결 시나리오의 완성은 이 둘에 달려있다. 이제 이재오와 손학규가 나온다.    

손학규가 나타났다.
손학규가 나타났다. 여러 가지 정치적 장치들이 작용하는 공식 행보도 아니고 측근들에 의한 구설수도 아니다. 지난 18일, 손학규는 자신의 홈페이지 이름 그대로 ‘저녁있는 삶’처럼 나타났다. 손학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 들어 유난히 철 없이 핀 꽃이 많다. 어제 영암 월출산에서, 진달래꽃.”라며 ‘철 없이 핀 진달래’ 사진을 올렸다. 그동안 대선에 거리를 두고 심지어 자신이 소속된 민주통합당에 마저 등을 들리며 첩거정치에 들어갔던 손학규가 의미심장한 정치적 메시지와 함께 고개를 든 것이다.
경선 패배 직후, “그동안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눈물도 흘렸고 아쉽기도 하고 여러분께 죄송하기도 합니다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앞으로도 손학규 후보. 아니 손학규 고문님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며 김유정 대변인의 멘트를 마지막으로 손학규는 트위터는 자기 자신이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경쟁자였던 문 후보가 대선행보를 보일 때 손학규는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끊고 트위터에 보란 듯이 ‘등산행보’를 노출시켜왔다. 일각에서는 정치인이 정치와 연을 끊고 ‘트위터’같은 공개적인 성향의 SNS에 ‘산행’만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정치적 퍼포먼스며 이를 뒷받침 하는 이유가 손학규에 대한 채널은 단 하나 뿐이고 그마저 자기 자신이 직접 관리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의구심이 확정된 것이 이번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올 들어 유난히 철 없이 핀 꽃이 많다.”라는 메시지를 통해서다. 일각에서는 ‘철 지나 핀 꽃’을 ‘철 없이 핀 꽃’으로 쓴 이유가 현재 문재인 후보를 두고 한 소리가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오히려 철 지나 핀 꽃은 정치적 해석으로는 박 후보에 해당되는 비유이다.

▲ 철 없는 꽃 논란이된 손학규의 트위터

말 한마디로 조용히 야권 흔드는 손학규 
최근 홍성담 화백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연상되는 아이를 낳는 그림을 그려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박 후보 측은 출산 장면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위한 최악의 네거티브”라고 비판했고 논란의 중심에 선 홍 화백은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작품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정 정치인을 대중이 신격화하는 건) 파시즘과 독재의 근본 바탕이 된다"고 답했다. 홍 화백은 자신의 그림이 '괴벨스식 선동'으로 느껴진다는 비난과 관련해 "박정희 독재시대 때 우리는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웠다. 그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천황이 국민들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서 만든 교육책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라며 "그리고 박정희 시대 때 구국여성봉사단이라든가 새마을운동, 물론 박근혜 후보가 그때 총재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게 괴벨스의 선전선동을 흉내낸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유신시절 즉 철 지난 것을 박 후보를 통해 표현해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철 없는’ 표현은 민주통합당 경선 과정의 미숙함을 올 한해의 날씨에 비유해 드러낸 것이며 ‘꽃’이란 경선에서 승리 대선후보가 된 문재인과 주변핵심인물을 지칭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와 관련 ‘철 없는’의 ‘철’이 안철수 후보를 지칭한다는 온갖 억측도 난무하는 가운데 대선기간 동안 산행을 하며 ‘철 없이 핀 꽃들’을 지켜봐온 손학규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손학규 지지자들은 손학규가 대선 막바지 판에 ‘철 지나 피어난 꽃’이 되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아무튼 의미심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며 조용히 야권을 흔들어 놓은 손학규는 27일 저녁 문 후보 등 당내 인사들이 총집결하는 가운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집중유세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선거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드디어 야권 결집의 열쇠가 문재인 후보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100만 표로 여권을 흔들어 놓은 이재오
일전 “가난한 대통령으로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다”며 대선출마를 밝혔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5년단임 대통령 중심제 하의 역대 모든 정권은 부패로 무너졌다”며 취임 후 6개월 안에 대통령분권형 개헌을 마무리하고 자기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3년으로 단축하는 용단을 내리겠다던 기조 그대로를 경선 불참 선언 이후 ‘분권형개헌추진연합’에 쏟아 부었다.
지난 21일, ‘분권형개헌추진연합 대구, 경북지부 대회’에 나타난 이재오는 “위기 때마다 나라를 구한 대구와 경북이 가장 먼저 권력을 나눠주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그 시작은 대통령 후보이자 대구, 경북 출신 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분권형 개헌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분권형 개헌추진 서명 1백만 명의 서명이 완료된 시점이었다.
이날 분권형 개헌추진국민연합은 100만 명이 서명을 완료, 이재오 의원에게 백만 송이 의미를 담은 장미 한 송이를 전달하는 의미심장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여당 특히 대선을 치루는 박 후보에게 꼭 필요한 100만 표가 채워지자마자 박 후보를 두드리는 과감함을 보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이재오가 마침내 화합의 여지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로도 읽는 모양이지만 또 한편에서는 여권의 마지노선 100만 표를 가지고 박 후보를 뒤흔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일전 이재오의 “박 후보 러닝메이트” 발언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지난 8일 한 종편에 출연해 “분권형 개헌안을 받아들이면 러닝메이트로 박근혜 후보를 도울 수 있다”며 간보기에 들어간 이재오의 발언에 새누리당 이상돈 정치쇄신특위위원이 정면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위원은 이에 대해 “본인이 러닝메이트라는 것은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또 “이 전 장관의 생각은 본인의 생각이지 제가 볼 때는 선거에 그렇게 크게 플러스될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며 강도의 수위를 높인 이 위원은 “이재오 전 장관이 이명박 정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현 정권이 사실상 쇠퇴하지 않았나?”고 물으며 “(이재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인정해 본적도 없기 때문에 박 후보를 지지하는 전통보수층은 이재오 전 장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4년 중임제 개헌안’을 언급했을 뿐이지 분권형이 아니다”라며 “분권형 대통령제가 과연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의 소지가 많다”라고 말해 사실상 이재오의 현 행보 자체를 부인하는 결정타를 날렸다.
결국 이재오가 분권형 개헌 서명 100만 명을 기념하여 장미 꽃 한송이를 건네 받은 것은 ‘이것이 여권에게 필요한 100만 표’를 뜻하며 동시에 박 후보를 뒤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한 대응이었던 것이다.
분권형 개헌추진국민연합은 이달 중으로 전국의 150만 서명을 완료한 뒤 300만 명을 목표로 2차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어서 100만 표로 여당을 흔들었던 이재오에게 현재 야당이 필요한 표수 300만 표를 채워 여야를 좌우할 수 있는 대선판 좌장으로 만들 것을 공고히 했다.   
이처럼 여야를 동시에 노리며 줄다리기를 준비하는 이재오의 행보는 300만 서명 곧 300만 표가 확보된 시점에서는 대선판을 쥐고 흔드는 킹메이커로 더욱더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YS,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 새누리당 원조 쇄신파로 통하는 원희룡 전 의원까지도 박 후보 보수총집결을 위해 스탠바이 상태이다. 이재오의 파괴력은 현 100만표가 아니라 야당을 위협할 수 있는 혹은 야당을 승리할 수 있게 하는 300만표에 달려있다. 이재오는 박 후보 보수총집결 시나리오의 마지막 퍼즐로 대선 막판을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철 없이 핀 꽃’ 문재인 후보을 위해 나선다.  
박 후보 측 “이재오 필요없다”에 100만 표로 뒤흔든 이재오
이재오, 손학규 나온다. 대선판 새로운 룰
단일화는 끝이 아니다. 대선 2차전 시작

박근혜는 애초 문·안에 관심 없었다?
박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진정성 있게 만들어내고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는 데 관심이 많다”며 단일화에 관해서는 “누가 더 쉬운 상대가 될 것인가 생각도 하지 않았고 관심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일찍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벤트’로 규정한 바 있다. 이날 박 후보는 “대의보다는 누가 유리한지 권력게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선이 “단일화에 매몰돼 정책검증이나 인물검증이 실종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까지 했던 단일화가 전부 실패했고 국정 혼란을 줬다”며 다시는 단일화를 해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일화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어떤 정치공학도 진심을 넘어설 순 없다”며 “특별한 대응전략은 없다”고 밝혔다. 그간 네거티브, 먹튀방지법, 정치쇄신안 등 끊임없이 단일화 여파를 잠재울 수단을 강구해온 박 후보 측의 이러한 발언은 ‘초연한 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단일화를 진행했던 두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내내 공세를 강화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야권단일화 TV토론을 열자 박 후보도 지난 26일 단독 TV토론회를 진행했으며 비례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는 배수진을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다. 실제로 대선 후보 등록 직후 박 후보는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며 대선 승리를 결의했다.  

박근혜 보수총집결 시나리오

이재오는 집결 마지막 퍼즐

손학규는 야당규합의 열쇠

이처럼 단일화에 대해 박 후보가 보여주는 초연함은 수면 위의 백조를 연상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일화는 표면적으로만 가장 막강한 룰이었을 뿐 야권 단일 후보가 문재인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때 수면 아래 있던 룰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단일화 시동에 따라 문 후보, 안 후보 이 둘의 관심사가 오로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박 후보는 그 동안 국민행복당(허평환 대표), 동교동계 인사,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 최근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까지 끌어안으며 보수 총결집을 꾀했다. 실리를 취해온 것은 단연 박 후보이다. 게다가 야권 양 후보가 자기 자신만을 보고 있는 사이 자기 자신을 보지 않고 외부로 시선을 둔 것은 박 후보가 유일하다. 박 후보의 관심사는 이제 야권 단일화 후보 문재인도, 자신도 아닌 이재오 그리고 손학규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가 300만 표라는 칼을 어디로 휘두를지, 손학규가 야권총집결의 기폭제가 될지 박 후보 보수총집결 시나리오의 완성은 이 둘에 달려있다.

때마침 정작 박 후보가 걱정해야 되는 상대는 문재인이 아닌 이재오와 손학규라는 주장도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단일화는 끝이 아니다. 그동안 단일화라는 대선이슈를 지배해온 룰이 지나 새로운 대선룰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선 막바지, 소위 대선 2차전. 이제 이재오와 손학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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