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출하는 국산차 파노라마 선루프 파열
속출하는 국산차 파노라마 선루프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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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km로 서행하다 갑자기 수많은 유리조각 실내로..

최근 젊은 층을 위주로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요즘 나오는 선루프는 앞좌석과 뒷좌석 천장에 걸쳐 와이드하게 장착되므로 답답한 차안에서 외부를 시원하게 내다볼 수 있어 인기가 매우 좋다. 이 때문에 과거 고급 수입차의 전유물과 같았던 선루프가 최근 국산차에도 꽤 많이 장착되는 추세인데, 이에 따른 선루프 관련 피해도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들의 선루프 파열 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자동차 안전연구원 “선루프 피해 유형이 워낙 다양해...”

피해사례를 접수한 자동차 안전연구원

현재 자동차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파노라마 선루프 파열 피해 사례가 수십 건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교통안전공단 내 자동차 안전연구원과 한국 소비자원에도 피해사례가 수십 건이 정식으로 접수된 상태다.

피해를 신고한 운전자들은 거의 대다수가 ‘외부 충격이 전혀 없었는데도 갑자기 선루프가 파열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선루프 관련 피해신고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됐는데, 현재 피해가 접수된 차량은 현대차 YF소나타와 싼타페, 기아차 K7, 르노삼성차 SM5와 QM5 등으로 알려졌다.

외국 고급 수입차에 비해 국산차들의 선루프 파열이 점차 증가하는 것은 선루프에 들어가는 유리가 강화유리라 해도 원가절감 차원에서 워낙 저가형을 쓰기 때문에 강성이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 천국인 미국에서는 안전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고급유리를 쓸 뿐만 아니라, 만약 우리나라처럼 선루프 파열 사건이 일어난다면 바로 소송이 제기되므로 선루프 사고는 굉장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렇게 선루프 파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지만 관련 당국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한 자동차 전문가는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신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식으로 공식조사가 이뤄졌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며 “일단 조사라도 이루어져야 제작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 논란이 일단락되지 않겠나”라며 지적했다.

이처럼 관련 당국의 공식 조사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는 그들 나름대로 억울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번도 선루프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위원회

지난 9월 전남에 사는 최모(40)씨는 2013년형 싼타페 DM을 구입한지 3일 만에 선루프가 파열되는 사고를 겪었다. 최씨는 “당시 시속 20~30km로 주행중이었고, 외부에서 돌이 날아왔다거나 별다른 충격은 전혀 없었다”며 “아무 이유없이 선루프가 파열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저절로 선루프가 파열될 수는 없다”며 “이것은 돌이 날아왔거나 외부충격으로 인한 파열이 확실하다”고 보상불가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양측의 입장을 절충하는 기관인 교통안전공단 내 자동차 안전연구원에서는 자동차 제작 결함을 논의하는 기술위원회가 일정 주기로 열리고 있다. 그리고 기술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그 즉시 국토해양부로 안건이 넘어가 리콜 여부를 심사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이 위원회에서 단 한 번도 선루프에 대한 논의가 없어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선루프 파열 사고에 대한 피해 유형이 워낙 다양해서 아직까지 위원회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현재는 단순 모니터링만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1년간 교통안전공단 내 자동차 안전연구원에 접수된 선루프 관련 피해는 모두 15건이나 되지만, 국토부 역시 선루프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봉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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