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등 10대그룹 토지 보유량 급증
롯데 등 10대그룹 토지 보유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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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땅부자 1위…보유액 13조6천억원

10대 그룹의 토지 보유액이 3년 만에 31% 늘어났다. 재벌닷컴의 조사 결과 10대 그룹이 보유한 업무용 및 비업무용 토지 장부가액은 작년 말 현재 보유 토지 평가액은 모두 78조3천279억원으로 3년 전인 2008년 말과 비교해 3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 공시지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대형 인수합병으로 계열사가 불어나 보유 토지가 늘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자산 재평가가 허용되자 토지가격이 현실화 돼 보유액이 증가했다.

대그룹 토지보유액 증가

그룹별로는 작년에 롯데그룹 보유액이 13조6천24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10조3천153억원이던 롯데(79개사)의 토지 보유액은 3년 만인 작년, 14조원에 근접하며 32.1% 증가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등 쇼핑센터와 호텔 등 계열사 사업장이 주로 전국 도심 지역에 있어 토지 가격이 다른 그룹에 비해 높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업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각 지역 주요 상권에 점포를 내다보니 자연히 토지보유액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현재 국내에서 일명 ‘금싸라기 땅’으로 일컬어지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2위인 삼성그룹(81개사)의 토지보유액은 13조4천727억원으로 롯데보다는 1천518억원 적지만 역시 3년 만에 37.1% 늘었다.

이어서 보유액이 많은 그룹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현대차(56개사, 12조4천억원), SK(94개사, 10조원), 현대중공업(24개사, 7조8천억원), GS(73개사, 4조8천억원), 포스코(70개사, 4조7천억원), LG(63개사, 4조7천억원), 한화(53개사, 4조1천억원), 한진(45개사, 2조8천억원) 이다.

토지 보유액 급증 요인은 인수합병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1년에 국내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 평가액이 늘어난 것은 10대 그룹이 계열사 확장과 인수·합병에 적극적이었던 데다 현 정부 초기 자산재평가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합병과 사업 영역 확장으로 토지 평가액이 증가한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토지보유액이 2008년 말 4조3천483억원에서 작년 말 7조7천596억원으로 78.5% 급증했는데 이는 현대오일뱅크 등 보유 토지가 많은 대형 회사를 계열사로 인수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현대제철 확장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장 규모를 많이 늘리는 한편, 현대건설 등 대형 인수합병을 많이 함으로써 토지 장부가액을 3년 새 44.6%로 늘어나게 했다.

보유 토지 장부가액이 3년 새 7조5천686억원에서 9조9천749억원으로 31.8% 늘어난 SK 그룹도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사업장을 인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외에 한화그룹과 한진그룹은 각각 14.8%, 18.2% 증가했고 포스코그룹은 3년 간 17.9%, LG그룹은 18.1% 증가했다.

현 정부에서 2010년 자산재평가를 통해 토지 장부가액을 기존보다 2조4천억원 가량 올린 것도 대기업의 토지보유액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감소

10대 그룹의 토지 보유액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10대 그룹이 보유한 전체 토지 보유액이 2008년에는 전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1%였는데, 3년이 지난 작년 말엔 7.9%로 3.2% 포인트 하락했다.

총 장부가액이 59조8천731억원에서 78조3천279억원으로 18조4천548억원(30.8%) 증가했는데도 총 자산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 경기가 오랜 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현재 전국 땅값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최고점보다 0.26% 낮은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그룹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토지 평가액마저 줄어들었다.

1년 새 토지 가치가 1.4% 감소한 롯데그룹은 2010년 말 13조8천106억원이었으나 2011년 말엔 토지장부가액이 13조6천245억원으로 1천861억원이나 줄었다.

이로 인해 토지가 그룹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새 23.6%에서 16.4%로 7.2%포인트 떨어졌다.

GS그룹도 같은 기간 토지 평가액 비중이 총 자산의 17.3%에서 9.4%로 절반가량 하락했다.

보유한 토지가격이 감소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신규 토지매입이 거의 없어 장부가액이 3년 사이에 5조3천638억원에서 4조8천318억원으로 9.9% 줄어든 영향이 컸다.

GS그룹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유한 부동산을 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도리어 업무에 필요한 토지나 건물을 임대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10대 기업의 총 토지평가 규모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말의 토지자산은 76조3천150억원이었는데 작년 말엔 78조3천279억원으로 1년 새 2.6% 증가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토지보유 증가가 양극화를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경제팀장은 “재벌의 토지집중은 대기업의 계열사 증가로 인해 토지 장악력이 높아져 경제권력에 이어 토지권력까지 쥐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자산 양극화는 물론 경제 양극화를 더 악화시키는 핵심요인”이라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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