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재외국민 표심잡기에 혼신 기울여
이번 대선에서 재외국민 선거인단은 모두 22만 2천 명, 지난 4월 총선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선거보다, 1명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등록한 선거인단의 80% 정도는 유학생이나 해외 주재원 등이고, 20%는 해외 영주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40대가 4분의 3을 차지했다.
이번 대선이 박빙으로 갈 경우, 재외국민 22만여 표는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재외국민 표심 잡기에 공을 들여왔다.
새누리당은 동포 자녀들에게 국제행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등 해외 영주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선대위 재외선거 위원장은 “재외 국민에게도 우리 박근혜 후보에 대한 뜨거운 지지가 모아지고 있다는 것을 저는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유학생과 주재원 등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의 적극적인 지지와 투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성곤 선대위 재외동포위원장은 “해외에 있는 우리 민주당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남은 기간 동안 투표 참여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 재외국민투표 등록자의 절반 이상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 누구에게 유리할까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명한 언론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한국 대선 후보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각) “북한의 발표는 한국의 대선,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시작, 일본의 총선 등을 앞두고 나왔다”고 밝힌 후 “한국의 어느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북한의 로켓 발사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여성이어서 군 복무 경험이 없다는 점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한국의 보수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 신문은 “한편으로는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북한을 회유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보성향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이번 로켓 발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후보에 대해 “모두 북한과의 관계개선만 주장할 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시도는 대선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가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막판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결과와 다르게 나타나는 등 유권자들의 변덕이 심하다”며 “북한의 안보 위협이 대북 강경대응에 대한 요구를 높일 수도 있고, 긴장완화를 위한 유화적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은 “광주 새누리당 강당에서 식을 했는데 민정당 시절부터 한나라당, 새누리당까지 오면서 가장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모였다”며 “호남 유권자의 정서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첫째는 현재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둘째는 소외되고 정체된 호남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더 잘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더 이상 대선의 변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즉 한광옥 부위원장은 안 전 후보가 전체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이미 상실해 본격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도 민주당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 부위원장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안철수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회동을 갖고 문 후보 지원에 나선 만큼 10여일 남은 대선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6일 오후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회동 소식을 들어도 “우리는 처음부터 단일화는 이루어지고, 또 최대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전제하고 달려왔기 때문에 새로운 일은 아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최후의 승리를 얻을 때까지 더욱 더 뜨겁고 치열하게 우리의 길을 달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安 “문재인 헌신적으로 돕겠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오늘이 대선의 중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철수 전 후보는 대선 초반처럼 야권 단일화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임을 시사하며 자신의 지원활동이 대선정국의 판을 바꿀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안 후보는 “국민적 소망 앞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는 표현으로 자신이 문 후보를 ‘드디어 돕기 위해, 그것도 아주 헌신적으로 돕기 위해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후보의 이 같은 발언들은 모호하기까지 했던 그간의 화법과는 달리 상당히 분명한 어조로 자신을 부각시킨 것이어서 다른 발언들보다 이목을 끌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 사퇴 직후에는 박 후보와의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박빙 대결을 펼쳤으나 최근에는 오차 범위 밖으로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럿 나오는 등 미세한 하강 곡선을 타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안 전 후보의 지원활동으로 문 후보가 승리하면 당연히 그 '일등 공신'은 안 전 후보가 된다.
따라서 안 전 후보는 이 점을 비우회적인 방식으로 밝힌 것으로도 해석되며 차기 정부에서의 국정 운영 방식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의미한다. 물론 그동안 자신의 지지층에 실망감을 안겨준 데 대한 일종의 심리적 보상 차원에서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안 전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안 전 후보의 일방적 후보사퇴로 인해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 상당수가 박 후보 지지층으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다.
이들의 지지를 다시 붙들어오기 위해서는 안 전 후보가 여전히 이번 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임을 스스로 드러낼 필요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안 전 후보는 회동 전에 “새 정치와 정권교체가 저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변함없는 의지”라고 강조했으며 회동 후에는 “많은 분들의 열망을 담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듭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차기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아직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방송사에서 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가 44.9%로 37.4%를 기록한 문 후보를 7.5%p차로 따돌렸다.
전체 응답자 중 81.8%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했을 때는 박 후보가 48.2%의 지지율로 38.4%의 지지율을 얻은 문 후보보다 10%p 가까이 더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전격 지원을 선언하기 이전에 실시된 것이어서 앞으로 지지율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안 전 후보 지지자 가운데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3.2%였고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53.9%였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중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73.3%가 ‘바꾸지 않겠다’고 했고 23.3%는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5·6일 이틀에 걸쳐 집전화와 휴대전화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朴 지지자 충성도 文보다 높아
한국경제신문도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결과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보다 높았다. 문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 4명 중 1명은 문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당선 가능성에서는 박 후보가 우세하다고 답했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무소속 후보 사퇴 후 크게 늘었던 부동층은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박-문 후보 간 지지율이 접전인 만큼 여전히 부동층 향배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의 지지자 중 63.2%는 문 후보 지지로, 23.6%는 박 후보 지지로 이동했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직후인 지난 11월24일 실시한 조사 때(문 후보 58.5%, 박 후보 20.1%)보다 두 후보 쪽 이동률이 조금씩 올랐다. 자연히 20.9%에 달했던 부동층도 10.2%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를 전체 지지율로 따지면 2% 정도에 해당한다.
리서치 관계자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접전인 만큼 2%는 결코 낮지 않은 비율”이라며 “막판 2%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부동층은 특히 40대 연령층에서 크게 줄었다. 11월24일 조사 때는 40대 부동층이 27.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8.7%로 낮아졌다. 상당수가 박-문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방증이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경우의 박-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6.6%, 46.0%로 박빙을 보였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시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률이 20.5%,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률은 45.0%였다. 반면 ‘영향이 없거나 작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28.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