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보수대연합’ 완성... '국민대통합' 결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5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한선재단) 이사장의 지지선언을, 6일엔 '리틀DJ'로까지 불렸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선언을 차례로 이끌어내면서 그간 정치권의 시나리오로만 거론되던 ‘보수대연합’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은 보수진영뿐 아니라 옛 야권의 일부 인사들까지 아우르는 “국민대통합의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런 세 결집 양상을 놓고 “옛 정치세력이 결집하는 듯한 모습은 젊은 층이나 중도·무당파 유권자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보수 대연합 완성’이란 상징적 의미가 실제 득표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란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남은 기간 ‘보수대연합’이라는 시각을 희석시키고 ‘국민 대통합’을 부각하면서 중도층과 함께 문 후보 등 민주당 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옛 야권 지지층 흡수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한국사회 병폐의 하나인 지역감정이 무너지고 있다”며 “아직 박 후보 지지를 망설이는 일부 동교동계 정치인들도 친노 민주당 후보를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란 간판은 소의(小義)고, 대한민국은 대의(大義)인 만큼 대한민국을 위한 역사의 대의에 동참해 달라”고 이들에게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는 지난 8월 당 대선후보로 지명된 후부터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국민대통합’을 제시하며 지지층 결속과 외연 확대를 시도해왔다.
이후 박 후보는 이인제 전 대표가 이끌던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성사시킨 데 이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층 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여기에다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그 측근(상도동계)인 민주동지회 인사들과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계의 정몽준ㆍ이재오 의원, 그리고 지난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에 반대하며 자신과 결별했던 한선재단 박세일 이사장까지 박 후보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명실상부한 범보수 진영의 ‘단일후보’ 자격으로 이번 대선을 치르게 된 상태다.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보수 진영에서 유력 대선주자가 1명만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문 후보도 진보 진영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후보는 6일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그리고 범야권의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하는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로부터 국민후보로 추대된 데 이어, 안 전 후보로부터도 ‘적극적 지지’ 입장을 확보했다.
양강 구도를 이루는 두 후보의 진영 통합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는 앞서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공조’ 문제가 삐걱거리면서 세 결집에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에 한발 뒤졌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간 문 후보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한 것으로 간주됐던 안 전 후보가 이날 ‘적극적 지지’ 의사를 천명함에 따라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상에서 문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지르는 것으로 나왔던 박 후보의 지지율에도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정권교체 세력과 정권연장 세력의 1대 1구도가 오늘 마침내 정립됐다”면서 “이제부터가 진검 승부인 만큼 우린 겸허한 자세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번 대선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관계 설정 문제가 향후 문 후보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진보당 이 후보 역시 '진보 진영으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어 조만간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첫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토론에) 나왔다”는 등의 강경 일변도의 발언을 쏟아내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들의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 후보도 당시 토론에서 “4·11총선 때의 야권연대는 국민의 뜻이었지만, 지금은 (진보당과의 대선 연대)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문 후보 측은 일단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데 힘쓰는 한편, 안 전 후보 지지 성향이 강한 20~30대 젊은 층 유권자들을 적극 흡수함으로써 선거전 초반 박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던 여론 지지율을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후보의 경합 우세 형국으로 흘러온 대선 판세가 양 진영의 결집으로 출렁일 듯하다.
朴, 초호화 스타군단 등 유세단 구성
박 후보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손을 잡고 현재 김 본부장이 사실상의 선거대책을 진두지휘하게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본부장 선임 이후 선대위 운영에 안정감이 더해져 대선체제 구축이 완료된 분위기다.
친박계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지난 4·11총선 낙선 이후 정치권을 떠났다가 박 캠프에서 전략, 기획, 메시지 등을 점검하고 박 후보에게 보고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학재 비서실장 역시 작년 8월부터 박 후보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으며, 후보 일정 조율과 의전 총괄 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박 후보의 비대위 시절과 경선 후보 당시에도 비서실장을 지낸 친박계 핵심 인사다.
박 후보의 ‘정책 브레인’ 으로는 안종범, 강석훈 의원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국민행복추진위 산하 실무추진단장과 부단장을 맡아 17개 분야별 공약 개발을 전반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탤런트와 가수, 개그맨 등 다양한 그룹으로 구성돼있는 박 후보의 연예인 조직도 눈에 띈다.
'호랑나비'로 유명한 가수 김흥국과 트로트 황제인 가수 설운도는 박 후보의 김포 유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0일 광주에서는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전국 방방곡곡 유세단’인 탤런트 김응석과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인 양희승이 참여해 광주 일대를 돌며 박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쳤다.
새누리당은 ‘방방곡곡 지원유세단’ 외에도 지난 달 19일 출범시킨 연예인군단 ‘누리스타’를 갖고 있다. 당시 발대식에는 가수 현미, 현철, 탤런트 심양홍, 개그맨 김종국 등이 참석했다. 이들 외에도 김정렬, 황기순, 탁구스타 유남규 등 개그맨, 가수, 연기자, 스포츠 스타 등 120명 정도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태지와아이들’의 멤버였던 이주노씨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개그맨 심현섭씨도 합류했다.
민주통합당 文, 핵심조직 총 동원... 문화예술계 인사도 다수 포진
문 후보의 선거를 이끄는 핵심 조직은 윤호중 전략기획실장과 장병완 정책특보 실장, 신계륜 특보단장, 노영민 비서실장 등이 꼽힌다.
윤 기획실장은 대선 정국에서 대선의 주요전략을 수립하는 중책을 맡았으며,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주도했었다. 노 실장도 경선 때부터 문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측과 대화 채널로 활동했다.
신 특보단장은 재야출신 당내모임 민주평화국민연대에 속해 있어 특정계파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 김대중 후보 대선기획단 기획위원, 2002년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으로 두 차례 대선을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문 후보의 정치적 최대 자산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함께한 친노 그룹이지만 선대위 구축 과정에서 계파정치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서 비노ㆍ중립성향 인사를 대거 중용한 것이 눈에 띈다. ‘문재인의 입’으로는 진성준 진선미 박광온 대변인 등이 활동을 하고 있다.
문 후보의 연예인 외곽조직은 문화예술계 인사가 다수 포진해있다. 작곡가 김형석, 영화감독 이준익 감독 등이 그를 지지하고, 시인 안도현·도종환, 영화감독 이창동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설가 공지영씨 등이 문화멘토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소설가 이외수, 문성근, 김조광수 감독, 곽현화 등은 문 후보의 콘서트에 참석해 지지를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화차’로 유명한 변영주 감독 역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지지자다.
개그맨 임혁필은 지난 10월 15일 문 후보의 시민캠프 SNS 지원단이 운영하는 ‘문재인TV 시민방송 시즌2’ 생방송 진행을 맡았다. 임혁필은 과거 문 후보의 ‘사람 먼저’ 철학을 소개하는 샌드 애니메이션 영상 ‘다시, 사람’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또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후 감사편지에서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고 밝힌 김기덕 감독과 김용, 맹복학 등도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새누리당의 ‘누리스타’처럼 독자적인 유세단으로 구성하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