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사회적 책임 우수기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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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태안 주민들 한숨만…뒷말 무성

태안 유류피해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를 유발한 삼성중공업이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사회책임투자 우수기업’으로 지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2일 “국내 주요지수별로 예비종목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회적책임투자지수의 빈자리에 삼성중공업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회책임투자(SRI)는 주식 투자의 요소로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는 것으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인권, 환경, 노동, 지역사회 공헌도 등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잣대로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 활동을 뜻한다.

이는 사회책임투자 및 지속가능경영 인식 향상을 위해 거래소에서 산출한 주가지수로서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법인 중 사회책임투자 우수기업 70종목을 구성해 매년 9월에 발표한다.

그러나 태안 기름유출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이 국내 사회적 책임기업의 대표주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업계들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는 발생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보상금 문제조차 해결이 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해안 유류 유출 피해민 800여명은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분신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태안에 기름이 급속도로 유출된 2007년 겨울,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사이에 5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 기름덩이를 제거하는 데 동참했고 집계된 자원봉사자의 수는 123만명에 달한다.

가가호호 동참해 국민의 손으로 직접 환경재앙을 이겨내는 사이 ‘또 하나의 가족’이라 외치는 삼성은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도 사회적 책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는 것.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지수 산정 방식이 정해져 있다”며 “주관적인 이유로 기업을 선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백혈병 사망 근로자와 관련해 판결이 나오면서 등급이 A+에서 A로 내려갔다”며 “그러나 삼성중공업의 경우 태안관련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규정상 등급에 반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안문제를 삼성중공업의 등급 판정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많은 의견을 모았지만 재판부의 판결이 나올 때 까지는 등급심사에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만약 판결이 나온다면 삼성중공업의 점수에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이 태안기름사고 피해 주민들의 삶은 5년째 돌보지 않은 채 기업의 매출 성장에만 사활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사회적 책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삼성중공업이 태안 주민들에게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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