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에 이혼 소식 역시 끊이지 않는다. 얼마 전 류시원, 서장훈·오정연 부부, 안상태, 조혜련 등의 이혼 소식이 줄을 잇더니, 또다시 나훈아, 가수 김혜영 등이 이혼했거나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은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은 이제 세계 이혼율 1, 2위를 놓고 미국과 다투고 있다.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에게 해법은 없는 걸까?
2011년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33만 쌍이 결혼했고, 11만 쌍이 이혼했다. 결혼 3~5년 차 미만의 신혼기 이혼율은 전체의 27%, 결혼 20년 차가 대부분인 50~70세의 황혼기 이혼율은 25%다. 이혼 가구 수는 127만을 넘어섰다.
범죄의 온상 된 인터넷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유부녀들이 채팅에 빠져 가정에 소홀하거나 불륜을 일삼는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김모(여·서울 도화동)씨는 채팅에 빠진 이후 남편과 아이들에게 소홀한 채 여러 명의 애인을 관리하느라 바쁘다.
김씨는 채팅에서 알게 된 상대남과 번개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고 귀띔했다. 절대로 신분증을 가지고 나가면 안 되고, 값비싼 옷이나 액세서리는 금물이란다. 또한 결혼을 상징하는 반지는 절대로 끼고 나가서는 안 되며, 사는 집의 주소나 연락처는 절대 가르쳐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김씨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의 수는 무려 7명. 그러나 그녀는 “사업으로 늘 바쁜 남편은 저에게 무관심해요. 채팅이 많은 위안이 된답니다”며 “7명이 절대 많은 것은 아니에요. 요즘 채팅에 빠진 주부들, 남자친구 2-3명은 기본이고, 많으면 10여명까지도 있어요. 그리고 제가 한사람만 고집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에게 깊게 빠지면, 헤어졌을 때 허전함이 몰려오기 때문이에요.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또 다른 애인을 만나고…, 계속 이런 식의 만남이 반복되죠”라며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남편에게 들키지 않을 자신 있다”고 확신하며, 채팅을 통한 만남이 지속됨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채팅을 통한 만남이 김씨처럼 가정의 붕괴 없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부산 사직동에 거주하는 정모씨는 재작년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과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 결국 남편과 이혼 도장을 찍고 말았다. 채팅에 중독된 주부들을 헤어 나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남편의 지속적인 따뜻한 관심뿐이다.
아내들의 ‘불륜일기’ 심각
‘당신의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남자 54.9％, 여자 68.6％가 ‘다른 이성에게서 행복을 찾는다’고…, ‘배우자 외 이성과 사랑에 빠질 수 있나?’라는 물음에는 ‘나는 원래 애인을 원해왔다’가 남자 49.8％, 여자 46.8％로 나타났다. 여성의 불륜이 드라마와 영화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라 ‘그가 나타났습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와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모두 버렸습니다. 금지된 사랑........’
국내 최초의 불륜소재음반 공식홈페이지(www.leediary.com)가 화면에 떠오르는 애절한 문구가 인상적이다. 최근 들어 불륜을 소재로 한, 그것도 여성의 입장에서 불륜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가 넘쳐나 사회이슈로 대두되며 공론화과정을 거치고 있다. ‘고백’ ‘거짓말’ ‘고독’ 등의 드라마와 ‘정사’ ‘결혼은 미친 짓이다’ ‘밀애’ 최근 크랭크인 된, 남편의 외도에 복수하듯 젊은 애인과 연예하는 아내.
뿐만 아니다. 문단에는 서하진, 전경린, 권지예, 신경숙의 작품들이 있다. ‘밀애’는 남편과 어린 여인에 의해 심신이 황폐화되는 ‘불륜테러’를 당한 미흔이 삶의 의미를 포기하기 직전, 시골의사 인규를 만나 섹스게임에 빠져들면서 인생의 반전을 맞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애초에는 일탈처럼 보이는 이들의 관계는 결국 사랑과 행복찾기로 채색되며, ‘아름다운 부도덕’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작품들은 여성들의 불륜이 사랑의 도피처나 일탈수단이 아닌, 자신을 가둬놓은 세상을 뛰쳐나가는 용기이자 희망으로 묘사하고 있다. ‘여성들이 꿈꾸는 일탈’은 이제 더 이상 음지에 감춰두고 억압해야만 하는 논제가 아닌 현실수치를 인정해야 할 수면위로 떠오른 진실명제가 되고 있다. 관련 홈피, 열흘만에 1000 여건의 불륜고백이 올라와 이미숙이 모델로 나선 컴필레이션 앨범 <이미숙의 다이어리 - 일탈을 꿈꾸며> 출시도 화제였다.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 부활의 ‘사랑할수록’ 등 80∼90년대 대표적인 애절한 발라드 곡들이 담겨있는 본 앨범은 발매 전부터 실존 기혼여성의 비밀일기로 더 화제가 되었고 모델의 이미지 손상 책임소송에 휩싸이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전격 출시됐다.
28세에 광고 일을 하는 남편과 결혼, 5년 간의 결혼생활 끝에 일기 속의 남자를 만나고 헤어졌으나 결국엔 가정도, 상대남자도 모두 버린 채 이혼,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아이와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현실적 안위 모두를 포기하게 한 짧았던 만남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130쪽의 이 비밀일기는 인터넷을 떠돌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실제 그녀는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을 떠밀듯이 보내고 남편을 내조하며 살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이 설정해준 옷과 화장을 해야 하고, 남편의 외도를 알고서도 이해해야 하고 부부임을 확인하기 위해 잠자리를 갖는 결혼생활을 결국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혼하게 됐다” 면서 ‘어느 선을 넘는 것이 불륜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남편 이외의 다른 사람을 사랑한 것이 불륜이라면 질책은 받아야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았다면 불륜이 안 되는지… 그렇다면 많은 남성들이 룸살롱을 가고 2차를 나가고…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그 2차는 넘지 않을 선을 넘는 것인데 그것도 불륜인 건지…” 라면서 “한국의 사회적 시각 때문에 돌아올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음반의 공식 홈페이지(www.leediary.com)에는 네티즌들의 ‘불륜’ 고백일기가 하루 100건 이상, 홈페이지가 문을 연 지 2주 째인 현재, 1700여건의 남녀 기혼자들의 불륜고백 일기들이 올라와 있는 실정이다. 네티즌들의 조회수도 일기 당 평균 100회가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고, 부모의 결혼반대에 자살을 시도한 경험 등 그 내용도 절절하기 이를 데 없다.
불륜에 대한 네티즌 공방 치열
아이디가 한숨인 한 네티즌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기를.....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3년의 긴 방황을 끝내려 한다”고 적어놓았다. 게시판에서는 네티즌들의 공방전이 치열한데 여성들의 불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인지 성도덕의 이중 잣대를 지닌 남성들은 불륜에 반대하는 쪽이 많은 편이고 여성들의 경우 대부분 공감한다는 입장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나? 지난해 12월 19~30일 젝시인 러브(www.xyinlove.co.kr), 팟찌닷컴(www.patzzi.com), 여자와닷컴(www.yeozawa.com) 3개 국내 여성 포털사이트에서 총 1735명이 참여한 ‘결혼에 대한 인식조사’결과는 조금 뜻밖이다. (결과 수치는 기사 앞 쪽에 기재) 또한 앞서 말한 다이어리(www.leediary.com) 사이트의 546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약,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이라는 질문에 ‘이혼하는 게 낫다.’ 가 67.6%(3694명)를 차지했으며 ‘그래도 참고 산다’는 17.1%(937명), ‘다른 남자에게서 행복을 찾는다’는 의견은 6.5%(354명)에 달했다.
‘남편 외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에 대해선 ‘절대로 그럴 가능성은 없다’도 15.7%(860명)를 차지했으며 ‘정말 사랑한다면 가능하다’ 53.9%(2947명), ‘그 때 가봐야 알겠다’ 28.6%(1565명), 또한 ‘원래 애인을 원해왔다’는 대답은 1.5%(83명)로 적은 수치로 나타났다.
단 하루를 살아도 아내이기보다는 여자이고 싶다는 절규 앨범 기획자는 홈피에서 “일기 주인공이 차에 두고 간 일기를 몰래 들쳐본 것이 기획모티브가 되었다. ‘단 하루를 살아도 아내이기보다는 여자이고 싶다’고 적은 그녀의 일기장을 읽으며 한국에서 아내는 ‘희생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부도덕한 음반’으로 바라보는 이에게 무엇이 부도덕인지 묻고 싶다….
이 일기장에는 “여성이 감수해야 하는 잘못된 가족관과 결혼에 대한 설레임이 오래지 않아 가부장적인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그녀들의 고민이 잘 나타나 있다” 라고 적어놓고 있다. 또한 “사회제도와 관습이 남성의 권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이제 남성들은 그 동안 누려왔던 특권을 조금 버려야 할 때”라고도 말한다.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는 불륜소재 작품 속의 여주인공들은 누군가와 살을 부비며 사랑에 대한 환상에 젖다 결국은 그 환상을 실현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곤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선 가부장제의 모순과 허위가 그 추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들은 왜 아슬아슬한 내기에 자신을 걸게 되는 것일까? 해당 홈피에 남겨진 아래 의견은 새겨들을 만하다.
“가정은 이제 ‘지키는 제도적 산물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진취적 산물’이다. 아내를 아내로만 생각한다면 아내가 당신을 남편으로만 볼 수도 있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