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양극화 해소방안은?
기업간 양극화 해소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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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ㆍ현대기아차 순익 30대 기업의 절반 넘어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재계는 그 이유를 부에 있어서 개인 간의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대기업 간의 양극화 등을 꼽고 있다. 개인 간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는 오늘어제의 일이 아니므로 차치하더라도 대기업 간의 양극화는 친 재벌 정책을 표방했던 우리 경제의 안정성에 불안감 형성을 야기해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 경제전문가들은 국내 30대 기업의 순이익을 67조 50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사 순이익 비중에서 3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65%에서 거의 7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중 삼성, 현대, 기아차의 순이익이 36조 8000억 정도로, 30대 기업 순이익에서의 비중이 작년 44.2%에서 54.5%로 심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최대 24조로 예상되고 있어 700개 넘는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의 올해 총 순이익 전망치 99조원의 약 30%에 해당돼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안에서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차 등 일부 글로벌 수출기업과 나머지 대기업, 특히 내수기업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간 양극화, 원인은?

경제 전문가는 양극화 원인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을 3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글로벌 수출기업, 중국 관련 기업, 내수기업으로 나눌 수 있고, 글로벌 수출기업인, 삼성, 현대, 기아차의 실적은 크게 좋아진 반면 내수기업과 중국 관련 기업들의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현대·기아차는 도요타 등 경쟁사의 추락 등이 수익 확대의 주요원인이고, 둘 다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고환율 덕도 보았기 때문이다”며 “반면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 기업들은 2010년 정점을 찍은 뒤 중국 경기 부진과 함께 침체기로 접어 들었고, 내수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실적이 나빠져 올해 이익 규모가 2007년과 비슷할 정도로 3부문의 기업 중 가장 심각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외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도 한몫했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게 착오였던 것이다.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중에 돈이 돌아야 한다. 그러려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기업이 투자를 더하든가 고용을 확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기업은 장기 경제 침체를 예상, 투자를 더 줄이고 있고 더 나아가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10대기업의 고용은 고작 2%에 불과해 고용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은 시발점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한다.

대기업 양극화로 인한 문제점

이러한 대기업 양극화, 특히 삼성, 현대, 기아차로의 경제 쏠림현상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점의 1순위는 당연 이들 기업이 글로벌 환경 변화 등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우리나라 전체 경제와 금융시장이 같이 흔들리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경제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율도 점점 더 악화될 것이고, 내수 활성화도 힘들어질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 부분의 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방증으로 지난 8월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실적을 보면 대형마트는 5개월 연속, 백화점은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 매출을 보일 정도로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 게다가 이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의 수출도 주저앉으면서 ‘저성장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위기를 겪은 김대중 정부 시절 5년 평균 5%, 참여정부 4.3%였던 우리나라 성장률은 현 정부 4년간 3.1%에 그치고 있고 내년에는 2%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경제 전문가는 “현 우리나라 경제는 삼성과 현대, 그리고 기아차의 실적만으로 경제성장의 착시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단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며, 전체 경제 부문이 고르게 발전하지 못하고 이렇게 일부 기업에 편중되면 그 기업 몇몇이 자칫 잘못될 경우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해결방안과 대책

이러한 경제쏠림 현상에 대한 해결책 중 첫 번째는 당연히 경제민주화를 통한 균형발전,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증대, 내수 활성화와 이를 통한 균형발전이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들에 복지 확대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부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경영을 사회책임경영, 혹은 지속가능경영이라고 한다. ‘초과이익공유제’를 놓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 사이에 벌어진 설전이 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높여놓았다. 또한 사회책임경영 국제표준인 ISO26000이 지난해 발효되면서 더욱 관심이 증폭됐다.

사회책임경영을 다른 말로 ‘지속가능경영’이라 부른다. 이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는 우리가 속한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이고, 둘째는 개별 기업의 지속가능성이다. 대체로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경영을 하는 기업은, 개별적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기본 취지다.

ISO26000에서는 사회책임경영을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개별 조직의 노력’으로 정의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경제·환경·사회 세 영역을 균형 있게 고려한 발전 모델이다. 과거 경제 성장만 추구하던 발전 모델이 기후변화와 빈곤 등의 심각한 환경적·사회적 문제를 낳게 되자, 이를 반성하며 나온 개념이다.

기업은 제약조건 아래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다. 제도는 중요한 제약 조건이다. 만일 한 사회의 법과 제도와 관습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착한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제도가 기업에 단기 이윤 극대화, 외형 성장, 비용 절감만을 요구한다면, ‘착한 기업’은 오히려 성공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어려운 용어를 뒤로하고 쉽게 설명하면. 결국 해결책이란 내수 활성화이고 이러한 내수 활성화가 이뤄지려면 시중에 돈이 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몇몇 대기업은 향후 경제 불황이 예측된다는 이유로 돈을 자신들의 금고에 꼭꼭 숨겨놓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재정확대만으로는 시중에 돈이 내수를 활성화할 만큼 원활하게 돌아갈 수가 없는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광철 교수는 “대기업은 내수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 없이는 공멸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가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제도적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새정부, 양극화 해결해야 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지난 11월 8일 경제 5단체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과의 회동에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힘써달라고 요청했으며, 문제인 민주통합당 후보 또한 재벌개혁이란 이름으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압박하고 있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서 “경제민주화는 결과에 대해 처벌하는 규정만으로는 안 되고 문제를 일으키는 원천이 되는 경제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에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대기업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후보들이 경제 관련 대선 공약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대기업 양극화는 다른 양극화와 더불어 향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사안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어서 “정부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해결노력과 삼성, 현대, 기아차의 상생의 정신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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