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심판론과 함께 박 당선인의 대선의 걸림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유신, 독재 등의 과거사였다. 이에 박 당선인은 ‘국민 대통합’을 내세우며 호남(야권)을 파고들었다.
대표적인 동교동계인 한광옥,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 박정희 시대 때 탄압을 받았던 인사들이 대거 박 당선인의 편에 섰다. 이는 야권의 ‘과거사 네거티브’를 희석시키는 동시에 ‘국민대통합’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일거양득의 전략이었다.
야권은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 박정희 시대의 과(過)를 박 당선인과 연결하면서 정수장학회 등을 집요하게 비판했다. 또한 나꼼수에게 제기하는 ‘아이패드 컨닝논란’, ‘신천지 연관설’ 등의 네거티브도 박 당선인의 대선 악재였다.
나꼼수의 의혹제기는 매번 각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검색어를 오르내리며 대선 정국을 뒤흔들었지만 네거티브에 대한 일관된 방어전략 즉 ‘국민대통합’이 박 당선인에게 안정적인 정치 이미지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 분석이다.
이후 박 당선인은 지난 5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지지 선언을 마지막으로 범보수연합을 완성했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이재오 의원 등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보수를 이 정도로 결집시킨 것은 근래에 찾아볼 수 없던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보수총집결은 박 당선인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보수와 진보를 갈라놓는 폐단은 정치구태였고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반쪽통합임을 자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 반쪽대통합을 국민대통합으로 완성시킨 일등공신은 한광옥, 한화갑 등 동교동계 정치거물들이다.
특히 한광옥의 박 당선인 지지는 ‘변절자’의 낙인이었다. 호남은 한광옥의 변절에 등을 돌렸고 심지어 새누리당 내부에서 조차 동교동계 인사들의 캠프 합류는 불가능하다 판단했을 정도였다.
선거마다 반복되는 배반정치의 폐단이라는 비판에서 극적전환을 이룬 것은 바로 리틀DJ라고 불리는 한화갑의 지지합류였다. 특히 동교동계 중에서 자기 조직을 가지고 있는 인사는 당 대표를 했던 한화갑이 유일했다.
한화갑은 “우리가 다시 유신시절로 돌아가 현재의 박근혜와 싸워야하냐”며 호남의 고착된 인식을 꼬집었다. 특히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만 찍어야 하는 것이냐? 이제 대통령은 정책으로 뽑는 시대다” 라며 호남에 의미심장한 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호남의 발전을 박 당선인으로부터 약속받은 한화갑은 서울 수도권의 호남 세력을 규합하고 호남 투표율 두 자리 수라는 정치지형의 변화에 쐐기를 박았다. 여권이 호남에서 두 자리 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유일하다. 한화갑의 호소가 호남을 움직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화갑의 박 당선인 지지는 ‘반쪽통합’ 혹은 ‘보수대통합’을 ‘국민대통합’으로 인식시키게 하는데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5060세대의 총집결을 꾀했으며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 수 록 고정표수가 많은 여권이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트리고 투표율 75%로도 여권이 과반득표를 할 수 있다는 정치사상 유례없는 선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