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생 정치하자”, 野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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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분열과 갈등,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

 

새누리당 박근혜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이 당쟁의 연장선을 끝내려는 듯 상생과 화합을 먼저 실현키 위한 겸허함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이 한숨 놓은 듯한 분위기다.

 

朴당선인, "상생 정치 노력하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전화통화를 갖고 전날 자신의 당선을 축하해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히고 문 전 후보의 낙선에 대해 위로 인사를 건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대표 대행에게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문 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 치러진 제18대 대선 결과와 관련,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이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고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 대행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크고,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당을 책임지고 끌어갈 순 없겠지만, 민주당이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행은 전날 대선 개표 결과 박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밤 11시55분쯤 영등포 당사를 찾아 "패배를 인정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국민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 줄 것을 기대하고, 나라를 잘 이끌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하겠다"며 "나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국민대통합이고, 경제민주화이고, 국민행복"이라며 "이제 상생과 공생의 정신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내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는 국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낙선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나나 문 후보 모두 대한민국을 위하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면서 "무엇보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비전을 갖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문 후보와 지지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 당선인은 이후 지난 2일 자신의 강원도 유세 수행 도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이춘상 보좌관과 고 김우동 선대위 홍보실장이 안치된 경기도 고양 하늘문 추모공원과 일산 청아공원을 잇달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는 한편, 유족들을 위로했다.

오후엔 여의도 당사로 돌아와 성 김 미국대사, 장신썬 중국대사, 벳쇼 고로 일본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 러시아대사 등 한반도 주변 '4강' 대사들의 예방을 차례로 받고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등과 관련한 한반도 주변 정세와 외교 공조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국가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각국 정상들을 대신해 박 당선인을 찾은 4개국 대사들은 축전을 전달하며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 당사에서 열리는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 선대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국민께 약속한대로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을 목표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 선거 전 '고발'건 취하할 듯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치열한 선거전의 상처로 남은 여야의 고발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선거 레이스동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등으로 상대방을 고발했다. 특히 선거 막판 네거티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양 진영은 하루가 멀다하고 상대방을 검찰과 경찰, 중앙선관위 등에 고발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새누리당은 아직 당 차원에서 고발 취하 여부에 대한 방침은 세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승리한 쪽에서 먼저 고발을 취하해온 것이 관례인 만큼, 이번 선거전동안 법의 판단에 맡겨진 고발건도 먼저 취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 당선인은 "우리의 승리는 정말 값진 것이고,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마음을 잘 챙겨 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며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 더 열린 마음과 겸허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 국민 행복에 다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말해 고소에 의한 갈등을 불식시키려 듯한 마음을 나타냈다.

문재인, 해단식 참석 이외 공식 일정 갖지 않아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20일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선거대책위원회(캠프) 해단식 참석을 끝으로 대선후보로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선거를 도와줬던 당직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해냈다'는 보람을 드려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덕분에 많이 부족한데도 훨씬 잘 할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진영 논리에 갇혀 중도층으로 지지세력을 확장시키지 못한 부분과 친노 또는 민주당의 한계를 2% 부족부분이라 지적한 그는 "이 부분을 어떻게 성찰하고 해결해 나갈지가 과제일 것 같다"며 "민주당이 더 발전해 다음에는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문 전 후보는 차기 대선에 재도전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문 전 후보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제가 직접 한번 이끌어보겠다고 생각했던 개인적인 꿈은 끝났다"며 다시 대권에 도전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다음에는 보다 더 좋은 후보와 함께 3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달라. 개인적인 꿈은 접는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 함께 했던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우리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나가는 그런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저도 거기에는 늘 힘을 보태겠다"며 대선 후보를 지낸 유력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계속 걷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문 전 후보는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2% 부족했던 부분, 후보의 부족함 외에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성찰하고 해결해 나갈지가 과제"라며 우선 친노(친노무현)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많이 얘기되는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우리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다"며 "또는 우리가 우리 진영의 논리에 갇혀서 중간층 지지를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는 데 부족함일 수도 있다"고 했다.

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실패한 참여정부의 부활'이라는 공세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했던 친노 프레임의 한계를 뜻함과 동시에 경선 과정이나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 및 대선 과정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던 이른바 '친노 패권주의' 등에 대한 자성의 의미까지 담고 있지 않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민주당의 대선 패배 수습 과정에서 친노 진영의 목소리는 축소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해단식에는 정세균 선대본 상임고문과 김부겸·박영선·이인영 선대본부장, 노영민 비서실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담담한 표정을 보인 문 전 후보와 달리 참석자들 중 일부는 눈물을 터트렸다.

문 전 후보는 해단식 이후 참석자들과 인사를 한 뒤 선거를 도와줬던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당사를 떠났다. 그가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 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움을 받은 부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선거 과정에서의 소회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당과 관계있는 인사들과는 당내 분위기를 수습할 방안과 새 지도부 선출 이전 들어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 전 후보는 이후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안론 솔솔 나와

18대 대선이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 패배감에 빠져 있는 민주통합당 내 일부에서 벌써부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를 당 재편의 대안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 내 비노 진영 측은 대선기간 동안 감춰왔던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을 모을 구심점으로 안 전 후보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김한길 전 최고위원, 손학규 상임고문 등 벌써부터 안 전 후보와 손을 잡을 비노 진영측 주요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대선 투표 후 미국으로 출국한 안 전 후보의 행보도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안 전 후보 스스로도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제가 전에 (정치를)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라고 답하며 여전한 권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비노측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대중을 잡고 있고 명분과 '시대의 아이콘' 이미지를 쥐고 있지 않냐"며 "결과적으로는 안 전 후보가 야권의 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여전히 당내에 들어와 쇄신을 주도하는 형식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전 후보 측은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이유로 민주당 입당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안 전 후보측 관계자는 "역할이 있겠지만 새 정치의 이미지를 쥐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입당은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李대통령-朴당선인, 이르면 내주 회동 전망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간의 회동은 이르면 다음 주쯤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주 중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박 당선인의 당선에 대한 축하인사와 함께 축하 난을 전달하고, 박 당선인과의 회동 일정 또한 함께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회동은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9월2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회동 이후 약 3개월여 만이다.

당시 박 당선인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동에서 박 당선인은 '대학생 반값 등록금'과 '0~5세 양육수당 확대'를 비롯한 민생경제 현안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계기로 여권 내 화합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선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과의 회동이 이뤄질 경우 정권 인계인수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에 국회에 계류 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처리 방안, 그리고 박 당선인 공약사항의 정책입법과 그에 대한 정부 측 지원 방안 등도 두루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경제나 안보 분야에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박 당선인의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밤 9시40분쯤 박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한다. 고생이 많았다"고 축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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