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카우보이 '자미로콰이'가 돌아왔다
스페이스 카우보이 '자미로콰이'가 돌아왔다
  • 전명희
  • 승인 2005.06.2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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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반쯤 가린 괴상한 모자를 쓰고 꼴뚜기 왕자처럼 비틀비틀 움직이는 이 남자, '스페이스 카우보이'라고 불리는 영국 밴드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프런트맨 제이케이(JK)다. '내 음악을 듣는자 누구든 춤추지 않고 못배기게 하라'를 밴드의 목표로 삼고 있는 듯한 이들의 6번째 앨범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발매됐다. 2001년 '어 훵크 오딧세이(A Funk Odyssey)' 이후 이들의 그루브에 목말라했던 팬들에게 단비 같은 앨범. 첫번째 싱글은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의외의 노이즈로 시작하는 'Feels Just Like It Should'. JK는 작은 우주선 하나를 타고 도시 밤구경에 나선 것처럼 한없이 익살을 피운다. 전작보다 전체적인 사운드가 한 톤 낮아지긴 했지만 레이저빔의 뿅뿅 소리 등 여전히 유머는 잃지 않았다. 'Seven Days In Sunny June'은 '눈부신 6월의 일주일'이라는 곡 제목이 말해주듯 밝고 보드랍다. 'Dynamite'와 'Electric Mistress' 등 디스코 트랙도 좋지만 이들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역시 'Starchild'와 '(Don't) Give Hate a Chance', 'Black Devil Car'처럼 연주가 살아있는 곡이다. 중추신경에 기타 잭을 꽂아놓기라도 했는지 몸을 무조건 반응하게 만든다. 리모콘을 움직이듯 손가락 하나로 모든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이들 음악의 핵이 그루브에 있는 것처럼 자미로콰이의 핵은 베이스 연주에 있다. 그래서인지 밴드를 탈퇴한 베이시스트 스튜어트 젠더의 자리가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나비처럼 날아와 벌처럼 쏘는, 한 방이 없다. 지금까지 건너온 돌다리처럼 튼튼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다시 한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원했던 팬들은 아마도 다음 앨범을 조금 더 빨리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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