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내부 관계자는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지난 15일 폭로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5년 말 수원지법원장 재직 당시 대규모 송년회를 마련했고 준비팀에는 부장판사와 단독판사, 배석판사, 일반직원까지 10여명이 있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이들에게 “경품추첨 행사를 해야겠으니 ‘삼성’에서 물품을 받아오라”고 지시했으나 판사들의 반발로 이 후보자의 지시는 삼성에 전달되지 않았다.
판사와 직원들은 “삼성은 민영 기업이고 관련된 민형사 사건도 많으니 협찬을 받아서는 절대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재차 지시했고 준비팀은 “법원장님이 옷 벗을 수도 있고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은 일이다”고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준비팀의 반발로 이 후보자는 마음을 돌렸고 삼성의 협찬이 아닌 법원 예산으로 물건을 구입해 송년회를 치렀다.
헌재 내부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삼성 협찬 지시는 (법조계에서) 이미 유명한 일화”라며 “법조계에서는 기업을 상대로 이런 식의 노골적인 협찬 요구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후보자 측은 “삼성에 협찬물품을 받아오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헌재 내부에서는 만약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에 취임할 경우 이 사건으로 인해 헌재의 위상에 흠집이 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으로부터 공짜 경품을 받는 것을 공직자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그런 것을 받아도 된다는 이동흡 후보의 생각이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 세금 문제, 재산증식 등 백화점식 의혹이 확산되며 자질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과 위원들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각종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 후보자는 헌법과 헌법재판소의 명예를 위해 인사청문회에 앞서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