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아들…'후문'으로 입학한 죄
이재용 아들…'후문'으로 입학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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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배려’ 아닌 ‘배신’…‘불법’ 아닌 ‘편법’

▲ 재벌까지 배려한 영훈중의 영웅급 복지

지난해 12월 이재용 부회장은 겹경사를 치렀다. 삼성전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에 이어 아들 또한 사립중학교인 영훈국제중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해 갑절의 기쁨을 누렸기 때문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란 2008년 국제중 설립 당시 비싼 학비 때문에 ‘귀족학교’라는 비난이 일자 학교 측 스스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공약을 걸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사회적 배려를 베풀어야 할 대상이 아닌 이미 충분한 배려를 받고 있는 재벌가의 자식이 혜택을 누리자 잇따른 비난이 일며 ‘사회적 배려의 대상자’ 제도의 절차적 하자와 재벌구도 자체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영훈중학교는 이재용의 대변인

삼성왕국의 세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5)의 아들(13)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국제중학교에 입학한 것을 두고 특혜의혹이 일며 비난이 거세다. ‘사회적 배려의 대상자’라는 그럴싸한 ‘후문’으로 재벌의 손자가 입학한 후 “절차상의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라는 말만 반복하는 삼성과 영훈국제중의 모습에 국민들이 가지는 상실감은 커져만 갔다. 일각에서는 국민적 공분이 더 커지기 전에 이재용 부회장은 즉각 입학을 포기하고 교육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정확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 부회장의 아들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중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에 해당해 입학 자격을 얻었다. 이어 비경제적 배려대상자의 전형조건 중 ‘한부모 가정 자녀’에 부합해 입학에 합격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는 2009년 이혼했고, 영훈국제중이 최근 한부모 가정 자녀 전형요건에서 ‘저소득’ 조건을 제외해 입학에는 절차적 문제가 없었던 것.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번 입학을 두고 ‘꼼수입학’이라고 비난하거나 특별 전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영훈국제중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학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입학전형절차에서 외부위원을 배제시켰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3학년도 영훈국제중의 신입생 선발전형 입학전형위원은 외부 위원 1명, 내부 위원 6명으로 총 7명이다. 그러나 외부위원을 참가시키지 않고 내부위원으로만 선발한 것이 밝혀져 지침위반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영훈중의 외부 입학전형위원이었던 전 교장은 지난 24일 언론에 “영훈중 교감으로부터 외부 입학전형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승낙했다”며 “그러나 그 뒤 단 한 차례도 입학 절차와 관련한 회의나 심사에 참여하기는커녕 사후보고조차 받은 적이 없고 이는 명백하게 교과부 방침을 어긴 것이다”고 밝힌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

의혹이 커지자 영훈중은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영훈중 관계자는 “전 교장이 학교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학교 측에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배제를 한 것이 아니라 그분이 회의날 안 오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영훈국제중 사회적 배려자 합격 현황’에 따르면,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 합격자 총16명 중 영훈초 출신이 2012년도에 5명, 2013년도에 6명이었다. 영훈초 출신은 매년 영훈중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고 이재용 아들도 영훈초 출신이다.

다른 초등학교 출신의 합격자는 거의 한 명인데도 불구하고 영훈초 출신만 6명이 비경제적 학생이라는 것은 ‘줄서기식’의 특혜일 수밖에 없다.


삼성을 까야 위신이 선다, 학계질타부터 YTN 내부고발까지

이미 충분한 ‘사회적 배려’를 받고 있는 이재용의 아들이 ‘사회적 배려의 대상자’가 된 역설적인 현실을 두고 대해 안팎으로 신랄한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실력이 있으면 당당하게 일반전형으로 지원을 했어야 했다”며 “이재용 아들이 뭐가 부족해서,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지원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화 속 왕자의 거지놀이도 아니고”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김형태 교육위원은 “영훈고등학교 측이 교과부와 교육청 지침대로 이뤄진 과정이라고 밝혔지만, 엄연히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학 취지에 반하는 편법이고 꼼수다”라며 “왜 있는 사람들이, 비신사적, 비교육적으로 입학을 하려고 하는지 국민 정서상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힐난했다.

국회 교육과학위원회의 민주통합당 간사 유기홍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입학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냈다.

유 의원은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 중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당국에 자료를 요청해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우선 제도 자체가 잘못됐고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당선인에게 교육이 불평등한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하며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기는 양태가 아니라 개천에서 용나는 교육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에는 YTN 노동조합이 내부고발에 가까운 내용을 보도하며 국민에게는 실소를 기자에게는 공감대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재용 아들의 ‘특혜입학’ 논란과 관련 “편집 부국장이 편집팀장에게 ‘보도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것. YTN 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YTN마니아닷컴’에 올린 공지사항에서 오전에 단신 기사가 작성돼 승인됐지만 편집팀장의 데스킹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사는 시청률이 대폭 하락하는 저녁 8시 이후에 편성됐다고 불합리함을 토로했다.

이재용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특혜입학 논란

사회적 ‘배려’ 아닌 ‘배신’…사법적 ‘불법’ 아닌 ‘편법’

교과부 감독 이재용이 주연의 블랙코미디 <왕자의 거지놀이>


제도상의 문제라고 하기엔…언제나 특별히 배려 받는 삼성

영훈 국제중학교 수업료는 분기당 180만원으로 입학금은 100만원, 방과후 수업료는 200만원이 넘는다. 2011년도 기준 1학비가 약 1,500만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2000만 원 선일 것이라 추정된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어지간한 대학교 등록금보다 더 비싼 금액을 내고 영훈중에 다닌다는 결론인데, 이재용 아들 때문에 다른 불우한 사회적 약자가 밀려났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요건을 완화시킨 교육과학기술부와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서울시교육청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부모 가정’의 요건을 충족시키더라도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취지에 걸맞지 않다면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필히 제도개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모든 특권 그 중심에 서 있는 삼성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이재용’은 삼성은 아니다. 이것은 삼성 일이 아니다. 개인의 일로 삼성을 탓하지 마라”며 옹호하는 여론도 있지만 전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악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재용은 물론 ‘삼성’또한 반성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의 생일잔치, 삼성家 의 각종 경조사부터 자택 결로 보수공사까지 그룹 삼성의 예산이 들어가는 마당에 이제 와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선긋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홍보팀이 재벌들에 대한 ‘보편적 복지’ 논쟁으로까지 확산돼 국민적인 반감을 살 것을 과연 예상하지 못했을까?

삼성, 시장경제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국민의 눈치를 살펴라.

 

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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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맘 2013-03-02 11:51:59
돈으로 학벌까지 살려는 놈들!!
기부입학을 간절히 원해도 안되니 이젠 사회적배려자로 입학을 시키고 그들에게 받은 뒷돈으로 배를 채우는 비열한 교장,교육감들!!
만일 우리나라가 교육선진국이라면 이런 비열한 행동에 눈감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