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 초에 새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3일 "새 정부 출범 일정상 적어도 설전에는 국무총리 후보자가 공개돼야 한다"며 "박 당선인이 한번 실패한 만큼 도덕성과 자질에 방점을 두고 인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총리 후보자로 발탁됐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두 아들 병역 및 부동산투기 등 예상치 못한 의혹으로 지명 5일만에 낙마함에 따라 박 당선인은 사전 검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후보군들이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당초 총리 후보 적임자로 청렴한 법조인 출신을 물색했지만 김용준 위원장 낙마 이후 노출돼온 정치인 출신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가에 거론되는 새총리후보는 당내에 김진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과 황우여 대표, 이인제등이며 당 외부 인사로는 한화갑, 조무제, 이강국, 김능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내무부 관료로 시작해 3선 강원도지사를 지낸 김진선 위원장은 "재산 및 병역 등 인사청문회 통과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관료생활과 10여년 도정 살림을 이끈 경험이 새 정부 총리 컨셉인 '관리형'에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판사 출신의 5선 의원인 황 대표 역시 당수(黨首)로서 지난 대선을 무난하게 관리했고, 박 당선인과 호흡이 잘 맞아 초대 국무총리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총리 발탁시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다시 치러야 하고, 황 대표 지역구 역시 야당세가 강한 것이 문제다.
외부 인사로는 오랜 세월 정치활동을 통해 이미 검증이 완료된 한화갑 전 민주당대표, '딸깍발이'가 별명인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대선기간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비서실장을 지낸 경험이 있는 3선의 최경환·유정복 의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함께 원외에선 이정현 비서실 정무팀장, 권영세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 측근 인사가 기용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인수위 안팎에선 박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식에 맞춰 정부를 출범시키기 위해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지만, 청문회를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는 여론이다. 청문회를 너무 의식하여 소심하게 총리후보의 자질을 무시하고 정치력이 뒤떨어지는 법조인 지명에 연연하면 5년이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역대 어느 정권보다 호남으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고도 당선 초기 대세를 이루었던 호남 총리론을 외면하면 동서 화합은 말잔치에 불과하고 정권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주장 또한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