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화 의원 '직무 유기'?
고진화 의원 '직무 유기'?
  • 김부삼
  • 승인 2005.07.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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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 "당론은 왜 안 따랐냐"
"재외동포법에 찬성서명 도용" '생뚱 맞은 폭로'? 여야가 사활을 걸며 첨예하게 대립했던 윤광웅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의원들까지 총동원령을 내리고 표 단속에 들어간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장에는 유일하게 고진화 의원만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1일 한나라당엔 고진화 의원이 종일 도마에 올랐다. 구속 수감 중인 박혁규 의원을 뺀 124명의 소속 의원중 유일하게 해임안 표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지도부 "당론은 왜 안 따랐냐"? 한나라당 지도부는 1일 '본보기'라도 보이겠다는 듯이 표결에 불참한 고 의원의 해명을 공개 요구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제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식사를 거른 의원들도 많았고 선거구에서 몇만명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한 의원도 있었다"며 "고진화 의원 본인에게 불참경위를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한 자당 고진화 의원에 대해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라"며 명확한 거취표명을 촉구했다. 김 사무총장은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 정치인으로서 당당하게 하라"며 "이번 한 번도 아니고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막겠다고 당은 상임위를 막고 있는데 자신은 민노당과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등 번번이 당 정체성과 완전히 다르게 행동하는데, 정치인으로서 당당하게 하라. 입장을 밝혀라"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고 의원에 대해 당기위원회 회부를 통한 징계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재외동포법에 찬성서명 도용".... '생뚱 맞은 폭로'? 고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은 해임건의안 표결 불참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라 ‘엉뚱하게도’지난달 29일 재외동포법에 대해 당론 강요가 있었다는 '폭로'였다. 고 의원은“재외동포법에 대한 찬성서명 과정에 한나라당 지도부는 독자적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충분한 의사확인 절차 없이 찬성자 명단에 기입해 당론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며 “본인은 홍준표 의원의 재외동포법 개정안에 찬성서명하지 않았으며 홍준표 의원실에서도 본 의원의 찬성 서명 동의를 구한 바 없다고 사실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앞으로도 이러한 비민주적·일반적 과정으로 결정된 당론은 따르지 않겠다”며 ‘강요된 당론, 당론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호기 있게 다 읽었다. 그러나 기자들의 관심은 재외동포법의 찬성서명 도용이 아니었다. 성명 발표가 끝나자 곧바로 ‘왜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한 고 의원의 대답은 “해임결의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30일 오후 6시부터 홍준표 의원실에 재외동포법 찬성서명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그 과정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며“찬성하지만 시기를 놓쳤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자신이 서명하지도 않은 재외동포법 찬성서명자 명단에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느라 너무 바빠서 국회의원회관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본회의장에 갈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임건의안 표결 불참으로 당기위원회 회부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의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외동포법에 대한 찬성서명 도용 폭로는 한마디로 ‘생뚱맞은’ 문제제기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 "탈당 않고 당 변모시킬 것" 고 의원은 2일 "당에 남아 당을 변모시킬 것"이라며 탈당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고 의원은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김인영 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탈당 얘기도 나오는 만큼 당을 옮길 생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번 사안은 정책적 논란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고, 국가보안법이나 과거사법과 같은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의 문제"라며 `탈당요구'를 일축했다. 고 의원은 이어 "계속해서 당에 남아 당을 변모시키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다"며 "그런 변모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런 방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난 만큼 논의과정을 거쳐 당의 정체성 정립과 당이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펴갈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초선의원들이 자꾸 튀는게 유명세를 얻기위한 수단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외동포법안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생각할 부분이 있다. 테제와 안티테제 중심으로 대립되는 정치지형은 안좋다고 본다" 면서 "386세대 등이 긍정적 대안을 중심으로 정치를 옮겨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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