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과 미혼모들의 만남
"우리는 당신들을 이해합니다"]2일 오후 대전시 중구 문화동 홀트아동복지회 충청사무소 미혼모 숙박시설 `아침뜰'을 찾아온 미국 입양인 26명과 미혼모 10명은 서로 묻고 대답하다 감정이 복받치자 너나할 것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18살 제니퍼양부터 50세 로우씨까지 미국에서 사재를 털어 방문한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 한국에 왔지만 홀트복지회의 연락을 받은 부모들은 미안한 마음과 두려움, 현재 가족에 대한 마음 등 복잡한 심정으로 대부분 만남을 포기했다.
지난달 27일 입국해 서울에서 지내던 입양인들은 이날 자신들의 친어머니와 마찬가지 상황에 처할 미혼모들을 방문하기 위해 대전에 왔다.
미혼모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양보낸 어머니를 원망하고 미워하는가", "자라면서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았나", "입양한 가족들은 잘 돌봐줬는가" 등을 물었다.
이에 입양인들은 "우리는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입양한 부모님이 친자식처럼 사랑해줬다", "당신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만나지 못한 어머니'와 `입양 보낼 자식'인 것처럼 서로 바라보며 대화했고, "미안하다"는 말과 "입양보내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아기를 사랑해달라"는 말 등이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통역 되자 하나, 둘씩 부둥켜 안고 울었다.
뉴저지주에서 온 미아(20.여.대학생)씨는 "내가 두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나를 할머니께 맡겼는데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입양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어머니에게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아씨는 "나는 어머니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 때문에 전혀 원망하지 않고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을 뿐"이라며 "어머니를 만나면 꼭 끌어안고 그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30여분 동안 눈물의 대화를 나눈 입양인들은 미혼모들에게 미리 준비해 온 인형과 목욕용품, 출산용품 등의 선물을 전달했다.
김성배 국제홀트아동복지회 한국담당자는 "입양인들이 가져온 선물은 딸과 아들이 엄마에게 주는 선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화해의 선물'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편 홀트아동복지회 대전후원회 배영자(62.여)씨와 김태영(30)씨, 이윤정(66.여)씨 등 10명은 미아씨 등 입양인들을 두세 명씩 자신의 집으로 초청, 하룻밤이지만 한국가정생활을 체험토록 하는 `홈스테이'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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