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임 후 또 국고로 활동
MB, 퇴임 후 또 국고로 활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성장ㆍ4대강 사업ㆍ민간외교’ 등 모색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출, 퇴근용으로 활용할 ‘개인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퇴임 후 이 대통령의 활동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와는 별도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활동을 지속할 근거지가 될 곳으로 인근지역인 삼성동 등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전ㆍ현직 국가 정상급 인사나 기업인 등이 방문할 때 접견하는 장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패한 정권의 꿈
 
또 퇴임 후 소리 안 나게 활동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국가 정상으로서의 경험을 사장시키고 초야에만 묻혀 지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퇴임 후 1∼2개월가량 휴식을 취한 뒤 국가 정상의 경험을 살려 국내외 특강과 민간외교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 이 대통령에게 직·간접적으로 퇴임 후 방문 또는 강연을 요청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사무실 경비는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지원과 일부 자비를 들여 충당할 예정이며, 이 대통령을 도울 보좌진도 충원ㆍ배치할 계획이다. 한 언론에서는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3명의 비서관 등 10명 내외의 보좌진이 이 대통령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만 별도의 사무실을 공식 접견장소로 활용했을 뿐, 김영삼ㆍ노무현 전 대통령 등은 사저를 이용했다.
 
 
▲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범국민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MB에 대한 서민의 기억은 4대강뿐
 
이 대통령이 구상 중인 퇴임 후 활동은 ▲녹색성장 전파 ▲4대강 사업 연구 ▲전직 대통령으로서 ‘민간외교’ 모색 등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선포하고, 최근까지도 정권 차원을 넘어 지속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해 퇴임 후 역할을 시사해주고 있다.
 
또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해마다 반복돼온 여름 집중호우와 홍수피해를 몇 해 더 견뎌내면 종국에는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재임 중 맞닥뜨린 두 차례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을 국내외 특강과 전직 대통령으로서 ‘민간외교’를 통해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G20(세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자유무역 강화와 정부의 적극적 재정투입 등을 앞세우며 국제협력을 이끌었던 경험을 전파하겠다는 계획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재산을 털어 설립한 장학재단인 ‘청계 재단’과는 별도로 녹색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전파하기 위해 이른바 ‘이명박 대통령 재단’을 신설해 자신의 업적을 정리하고 추가 연구해 발표하는 등의 활동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직 대통령 상(像)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으며 지미 카터 등 전직 미국 대통령들의 성공적 행보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후변화특사’ 등 외교적인 공식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저와 공직자들은 마지막까지 평상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겠다”고 했었고,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일하고 또 일 하겠다”고 밝혔다.
 
 
참모들은 ‘재충전’의 시간
 
이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들 역시 퇴임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실장과 각 수석비서관들은 귀향하거나 재충전을 위한 여행·휴식, 저술 작업, 현업 복귀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SBS에서 사장을 끝으로 36년 동안의 방송사 일을 마감하고 청와대 경험을 했다”면서 “달빛을 좇아 고향에 돌아갈 날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기 정책실장은 저술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은 퇴임 후 부인과 함께 지리산 종주에 도전한다고 알려졌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이 대통령이 한 언론을 통해 그동안의 모습을 밝힌 것과 관련, 야권은 곱지 않은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퇴임 후도 녹록치 않음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재임 기간에 대한 평가에 대해 “두 번의 경제위기를 극복해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국내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나 스스로 억울하다 생각하지 않고, 나 스스로 평가할 때 경제위기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이라는 자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이 대통령이 ‘역대 정권 중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이라고 자평한 것과 관련해 “지난 5년을 반성하면서 조용히 퇴임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MB는 “세계서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 자화자찬
‘4대강의 추억’만 남은 국민은 할 말을 잃을 뿐…
야권은 “기가 막혀, 역사의 심판 받을 준비나 해”
 
국민과 MB의 동상이몽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왜곡과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국정평가 인터뷰가 국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사람이 이렇게 말이 많으면, 국민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을 잃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달리 무어라 논평하기 어렵고, 그저 지난 5년 동안 우리 국민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해 ‘국격(國格)이 떨어지는 내용이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이 법적으로 공개 불가한 내용을 모호하게 거론하면서 자기만족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야 말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지난 5년간의 무수한 실정과 비리는 차지하더라도 굴욕외교로 국격을 추락시키고, 정권 말 비리측근 사면으로 국격을 내팽개친 이명박 대통령이 국격을 운운하고 있으니 정권초기 수입소 문제로 국민을 분노케 한 정권이 마지막까지 소도 웃을 소리를 하는 모습에 기가 막히다”면서 “‘역대 정권 중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실지 아무 생각이 없는 분이다”고 날선 비난을 가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나는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 대통령’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4대강 사업한다고 온 국토를 파헤치느라 일을 열심히 했고, 부자들 감세해주느라,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느라, 민간인 불법사찰하고, 내곡동 의혹과 측근들 비리의혹 덮느라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셨나”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퇴임을 앞둔 대통령에게 가급적 이런 말씀 드리지 않으려 했으나, 쓸 데 없이 불필요한 일들, 국민을 반대편으로 만드는 일들을 너무 열심히 해서 재임 5년 내내 우리 국민이 몹시도 피곤했다는 점을 아셔야 할 것 같다”며 “명박산성을 쌓고 국민과 가장 열심히 싸운 대통령인 건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판단은 끝났다”면서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이후가 더 바빠질 것이다. 4대강과 내곡동 사저 의혹 등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준비나 열심히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