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연정'발언 왜?
노대통령 '연정'발언 왜?
  • 민철
  • 승인 2005.07.0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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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장기집권 위한 초석마련 가능성 배제 못해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난맥상을 비롯해 여소야대 정국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연합정부’의 필요성을 제기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향후 정치권의 개헌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전부터 현행 헌법과 잦은 충돌을 보이며 현재의 권력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느껴온 것으로 보인다. ■ 노 대통령 ‘연정’발언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4일 브리핑에서 “장기적으로 헌법 내에 있는 모순된 점을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여러 차례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차후 개헌논의를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2년 10월에도 “집권을 하면 2004년 총선 후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부여해 현행 헌법체계에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운용해 본 뒤 2007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앞서 민주당 경선 후보시절부터 권력구조의 개편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노 대통령의 ‘연정’ 발언이 새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여권의 주장이다. ■ ‘연정’에 따른 권력구조, 여권의 장기집권 노림수 가능성 그러나 연정을 하고, 향후 개헌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생각은 차후 장기집권을 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정’이란 ‘연합정부’를 뜻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2개 이상의 정당이 모여 내각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내각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형태다. 대통령중심제인 우리나라에 만일 이 같은 제도가 들어서게 된다면, 다수당인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여 세를 확장해 갈 수 있다. 특히 개혁적 성향이 짙은 민주노동당의 경우 현재는 소수당으로서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열린우리당과 당리당략을 위해 함께 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여권에서 민주당에게 계속해서 러브콜을 하는 이유도 호남민심을 잡아보자는 심산을 가진 것이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모체인 민주당이 여권과 동조한다면 현 여권의 장기집권이 불가능해 보이지 만은 않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현재 연정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연정을 한다고 한들 쉽게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권력구조 개편은 노대통령의 대선공약... 차기대권주자 반발 가능성 연정 발언을 하기 이전 노 대통령은 실제 작년 하반기부터 권력구조 전반에 내각제적 요소를 점차 강화해왔다. 특히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주요 내각운영 부분을 넘겼고, 총 20명의 국무위원 중 절반인 10명이 여당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점도 노 대통령의 의중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야당의 반발과 현 국민들의 정서상 내각제가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다. 다만 조 홍보수석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개헌을 한다면 정당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역시 언젠가 개헌을 해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권력구조 개편은 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의 공약대로라면 2006년 초 논의를 시작해, 2006년 말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나 차기 대선은 2007년 12월이다. 따라서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권력구조 개편을 하겠다는 것은, 차기 대선후보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대선이 코앞인데 섣부른 구조적 변화는 대선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그간 ‘결선투표제’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제기해왔다. 결선투표제의 경우 아무리 대통령중심제의 권력구조라 할지라도 타 정당과의 연대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연정을 시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만큼 타 정당과의 연대가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노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연정’을 언급하고, 조 수석이 ‘개헌’ 가능성에 대해 시사함에 따라 향후 권력구도의 변화가능성과 정치권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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