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더불어 아들 병역면제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 외아들 정우준씨(35)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입학 후 1997년 첫 신체검사 당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4년 뒤 대학원 재학 중인 2001년 병역처분 변경신청을 하고 그해 재검을 받아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병역면제(5급)를 받았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대학원을 재학하면서 전기공학부니 각종 장비를 다루면서 실험을 한 탓에 허리에 무리가 생겼고 그해 여름휴가기간에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면서 장시간 운전을 해 그 후 움직임이 불편한 정도로 통증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아들은 척추전문병원에서 MRI 촬영 후 의사가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했지만 수술후유증 때문에 수술하지 않는 방법으로 1년 넘게 치료받았다”며 병역면제 이후에도 한방 병원에서 2001년 12월부터 2002년 7월까지 20여회 치료를 받았고 2002~03년까지 서울과 부산을 비행기로 오가며 부산 소재 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고위 공직자들의 단골 병역면제 수법

허리디스크는 재벌들과 연예인, 고위 공직자나 그 아들들이 가장 쉽게 병역면제 받을 수 있는 인기질병이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씨가 디스크 판정으로 병역을 면제 받자 당시 새누리당 강용석 전 의원이 강한 의혹을 제기해 공개신검까지 한 후 강 의원은 사퇴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디스크로 병역면제를 받는 환자가 늘자 지난 2008년부터는 '디스크 수술'을 받은 징병 신체검사 대상자도 일부는 보충역이나 현역병으로 입대하도록 했다”며 “수술 여부와 무관하게 보충역(4급) 판정을 받았던 디스크 환자 중에서도 퇴행성 변화 증세를 보이거나 돌출형이면서 척수나 신경근 등이 압박되지 않는 경우 2~3급을 판정받아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리디스크’는 무엇인가?

추간판 중앙의 내부 수핵이 방사성 균열 사이로 비집고 나와 신경근과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며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도 한다.

한 병원 관계자는 “허리디스크의 증상은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리며 심한 경우 대소변기능이나 성기능 장애가 올 수 있고 하반신마비증상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크의 치료는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과 수술하는 방법이 있는데 현재 디스크 환자의 10%만 수술이 필요하고 나머지 80~90%는 6개월 정도의 꾸준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한의원 관계자는 “추나요법은 추나수기와 추나 약물로 나뉘는데 손의 힘을 이용해서 뒤틀린 척추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추나수기고 추나약물치료는 척추에 좋은 약재로 된 탕약을 복용해 추나수기요법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전체적인 체형을 고려해야 하며 습관,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통증이라도 그 원인이 다르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 “병원에서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는데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돈도 많으면서 왜 안했냐”고 반박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면제사유 자체는 사실일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을 수도 있다”며 “청문회 때 많은 근거자료들을 제출할 것이며 이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은 1치적으로 언론이 검증하려 했고 2차적으로는 국회 청문회가 검증할 것이다.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말고도 2번의 위장전입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런 의혹들로 인해 정 후보는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박근혜 당선인은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의 대표였다.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장상 후보자 및 장대한 후보자는 한나라당에게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고 청문회를 열었지만 인준 받지 못했다.

이처럼 민주통합당은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예전 기억을 살려 모든 사실을 밝혀내야 할 것이며 이것이 민주당의 몫일 것이다.

양민규 기자 ymgy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