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울의 ‘커피전쟁’
대한민국 서울의 ‘커피전쟁’
  • 하창현
  • 승인 2005.07.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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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명동·여의도 등서 맛대결
대형 외국 브랜드 전쟁에 토종도 가세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스타벅스 효과’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요즘 미국에서 아침 출근길에 자동차를 탄 채로 커피를 사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가 늘어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영화 ‘유브 갓 메일’ 등 출근길에 커피를 손에 들고 마시는 장면은 이제 상당히 흔한 장면이 되었다. 미국과 상황은 좀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스타벅스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는 ‘커피전문점’에서 나오는 ‘커피향’이 진동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빈, 자바씨티, 파스쿠찌 등 커피전문점 수십 개가 몰려 커피중독의 직장인들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테헤란로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명동과 여의도에서도 커피전문점의 경쟁은 치열하다. 현재 명동은 스타벅스, 커피빈, 자바씨티 등에 이어 곧 파스쿠찌가 입점한다. 명동은 해외파 4대 커피전문점의 진검승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특히 파스쿠찌는 임대료가 비싸다고 스타벅스가 나간 자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화제가 됐다. 여의도 증권가도 반경 100m 이내에서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명동 해외파 4대 커피전문점 진검승부 국내 커피전문점의 시장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계 브랜드와 이탈리아계 브랜드, 그리고 토종 브랜드간의 경쟁구도로 형성돼 있다. 스타벅스·커피빈·자바씨티·시애틀즈베스트 등이 미국계이며 파스쿠찌·일리 등이 이탈리아계, 할리스·로즈버드·후에버·자바커피 등이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현재 성숙기에 들어간 상태로 분석되고 있다. 2003년 초반부터 대형 외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출점 경쟁에 일부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가세한 상태다. 제품 성숙기의 특성상 경쟁에서 뒤져 수익성이 낮은 업체는 퇴출되고 스타벅스 등 수익성이 좋은 메이저 업체들이 과점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1999년 최초로 이대 앞에 런칭한 뒤 2004년 721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타벅스는 매년 20~30% 성장하고 있다. 매장 수가 무려 121개다. 그 뒤를 커피빈이 쫓고 있다. 그러나 매출과 매장 수는 스타벅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312억원이고, 매장 수는 38개다. 하지만 커피빈도 스타벅스처럼 매년 30% 가량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4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스타벅스 진한 맛 커피빈 부드러운 맛 최근 파스쿠찌의 기세는 무섭다. 흰색과 붉은색, 검은색으로 이뤄진 벽면 장식으로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파스쿠찌는 2003년과 2004년에 110억원, 160억원을 각각 올렸다. 올해에는 전년보다 70% 가량 많은 2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력한 로고와 인테리어 컬러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장 수는 비록 16개로 적은 편이지만 하반기에 명동에 입점하기에 비약적인 신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바씨티는 매출이나 매장 수 모두 적은 편이다. 현재 전국에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바씨티는 B2B 개념의 홀세일(원두를 카페 등에 공급하는 방식)로 성장을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토종업체 중에는 로즈버드와 할리스가 선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의 커피맛은 어떨까. 대체로 스타벅스는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진한 커피맛이 특징이다. 반면 커피빈은 부드러운 맛에 승부를 걸고 있다. 커피빈코리아측은 “약하게, 짧은 시간 동안 볶는 약배전을 사용해서 맛이 연하고 순하다”면서 “이 순한 맛이 한국인 입맛에 더 맞고, 특히 여성들이 선호해 여성 고객이 많다”고 소개했다. 또 본사보다 단맛을 덜 내는 현지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바씨티도 커피빈과 비슷한 약배전 로스팅 기법을 사용한다. 다만 부드럽고 진한 맛을 내기 위해 약하지만 오랜 시간 볶는다. 가장 늦게 한국 시장에 뛰어든 파스쿠찌는 원두에 기름이 약간 배어나올 정도의 중간배전 방식을 사용한다. 로스팅 시간은 약 15분이고, 아라비카 원두와 로보스타 원두를 블렌딩해 중배전과 강배전을 조합한다. 즉, 아라비카에 로보스타를 섞어 진한 맛을 보강한다. ■ 다양한 커피 맛에 빠져보세요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의 핵심이다.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뜻으로, 추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2~30초에 불과하다. ▲도피오(Dopio) 2배(double)라는 의미다. 에스프레소를 2배로 마시고 싶거나, 카푸치노 등을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 “도피오로 해달라”고 하면 된다. ▲카페 라테(Cafe′ Latte) 라테는 ‘우유’를 의미한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을 1:4로 섞어 부드럽다. 커피보다는 우유에 가깝다. ▲카푸치노(Cappucino) 카페 라테보다 우유가 덜 들어가 커피 맛이 더 진하다. 아침식사 또는 샌드위치 등의 담백한 식사에 좋다. 아랍인들이 흰 터번 또는 모자(cap)를 쓴 모습과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마키아토(Macchiato)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얹어 ‘점을 찍는다(marking)’는 의미. 카푸치노보다 강하고 에스프레소보다 부드럽다. ▲카페 모카(Cafe′ Mocha) 카페 라테에 초콜릿 모카시럽을 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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