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 이중국적 최초장관 나오나?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 이중국적 최초장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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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 정부출범과 함께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처는 5년 만에 되살아나는 경제부총리직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을 직접 시행에 옮길 미래창조과학부다. 특히 미래부는 5만여 인력이 근무하게 될 ‘공룡부처’로 부상하면서 권력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자의 이중국적과 미 CIA와 연관설, 재산보유 등의 의혹이 일고 있어 김 후보자의 청문회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32년 만에 대한민국 국적 회복…국민정서 무시한 것
미 CIA와 연관설…단순 자문 넘어 깊숙이 관여한 듯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종훈 장관 후보자에게 쏟아질 의혹은 많다. 특히 가장 큰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그의 이중국적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32년 만에 한국 국적회복
이중국적 논란

얼마 전까지 미국 국적 소유자였던 김종훈 장관 후보자가 미래부 장관 후보로 비공개 내정된 직후인 지난 2월 8일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 사실이 관보에 기재되면서 이중국적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정부가 발행한 대한민국 전자관보(제17954호)를 확인한 결과, 김 후보자는 국적법 9조 규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이 회복됐다.

이날 법무부는 김 후보자를 비롯한 총 17명의 국적회복자 명단을 관보에 고시(법무부고시제2013-54호)했다. 이 명단 가운데 김 후보자는 8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관보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알려야할 사항을 모아서 발행하는 기관지로, 공문서로서 효력을 가지고 있다.

관보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등록기준지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가회동 1770-15번지다. 또 김 후보자는 1981년 5월29일 한국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 후보자가 미국으로 이민한 1975년에서 6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번 국적회복으로 김 후보자는 32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2월8일 법무부에 국적 회복을 신청했고, 6일 뒤인 14일 법무부로부터 국적 회복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그는 현재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따라서 완전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려면 1년 이내에 미국 시민권 포기 신청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한국과 미국은 문화나 정서적인 측면에서 많이 다른데 부처의 장관으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대정부 질문 등을 고려하면 다른 정부부처 분위기뿐만 아니라 국회와도 협력해야 하는데 웃지 못 할 ‘촌극’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중국적 상태로 국가 기밀을 논의하게 될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문제이고 한국말에 서툰 부분도 정책 추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김 후보자의 시민권 포기가 가능할까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국 정부에서 김 내정자의 시민권 포기를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과 시민권 포기 신청을 하더라도 재산이 수천억 원으로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CIA 관련 직책이 있던 사람이 미국 아닌 나라의 장관에 내정된 사례는 처음이기 때문에 심사가 길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따라서 김 내정자가 청문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최소 몇 달 이상 이중 국적 상태로 장관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는 미국이 시민권 포기를 수용하지 않아 김 후보자가 이중국적 상태에 있게 되는 상황이다.

이석기 “김종훈, CIA자문위원 활동”

김 후보자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CIA 외부자문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청문회를 앞두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의 CIA 협력 의혹은 국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원자력 안전 등 국가기밀과 밀접한 부처의 장관직 수행에 적절한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김 후보자의 CIA 자문위원 경력은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19일 보도자료에서 “2009년 9월 9일 당시 리언 파네타 CIA 국장(현 국방부장관)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CIA 자문위원회 위원들과 회동한 사실을 밝혔는데 여기에 김 내정자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CIA 자문위원회 명단에는 김 후보자를 비롯해 메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아놀드 칸터 전 국무차관, 부시 정부에서 이라크전쟁을 지휘했던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 미국의 대표적 군수업체인 CSC의 해롤드 스미스 부사장, CIA 법무 자문을 했던 제프리 스미스, 부시대통령의 국토안보보좌관 프랜 타운센드 등이다.

이 의원은 “대테러, 반확산, 사이버안보와 교전지역 등 CIA의 주요 업무를 브리핑 받은 자문위원들은 CIA 임무 달성을 위해 기꺼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며 “파네타 국장은 자문위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그들의 주요 고객, 파트너, 대중들과 CIA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또 “김 내정자는 2012년 5월 스티븐슨공과대학의 졸업식 연설에 앞서 이 대학 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CIA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 ‘국가에 거듭 감사한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결국 김종훈 내정자는 1999년 CIA가 설립한 인큐텔 이사로 재직한 것에서부터 2009년 CIA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미국 CIA와 관련된 일을 해온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김 내정자의 이런 이력을 알고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미국에 대한 깊은 애국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했을 시 한미 간 국익에 관한 충돌이 생길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지 우려스럽다”며 “대한민국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맡길 만한 정보통신 과학기술 분야 인재들이 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 등 수백억대 부동산 보유

김 후보자의 재산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경향신문이 지난 21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지난 21일 김 후보자 자신은 물론 그의 친·인척들이 서울 강남과 한남동 등에 수십억원에서 100억원대를 호가하는 빌라와 빌딩들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실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김 후보자의 부인 김신디아현주씨(53)는 1998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4층짜리 빌딩을 법원 경매를 통해 사들여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빌딩은 대지면적 386.1㎡(약 116.79평)으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세가 140억원가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빌딩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처남 정모씨(55)와 김 후보자의 장인으로 추정되는 정모씨(82) 등이 2003년 매입해 현재까지 공동 소유하고 있는 3층짜리 빌딩이 있다.

이 빌딩은 지난해 공시지가가 111억여원이었다. 김 후보자는 2002년 부인과 공동명의로 서울 한남동의 고급 빌라를 매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빌라의 현재 시세는 42억~4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미국의 400대 부호’에 선정

김 후보자는 중학교 2학년이던 1975년 미국으로 이민 가 미국의 명문 존스 홉킨스대를 졸업하고 미 해군에서 장교로 7년간 복무했다.

이어 메릴랜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2년 실리콘밸리에서 멀티미디어를 전송하는 통신시스템으로 유명해진 유리시스템을 창업했다.

1998년 유리시스템즈를 세계적 통신장비회사인 루슨트테크놀로지(현 알카텔루슨트)에 10억달러에 매각하면서 ‘벤처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미국의 400대 부호’에 선정되는 등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통한다.

2001년에는 미국 프로농구팀인 워싱턴 위저즈의 공동구단주가 되기도 했으며, 2002년 메릴랜드 공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강단에도 섰다. 김 내정자는 또 스탠퍼드 대학에 한국학 석좌교수기금 200만달러를 쾌척해 사회과학 부문의 한국학 석좌교수직 개설을 돕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경로와 이유로 김 후보자를 새 정부의 핵심전략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책임자로 지명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김 후보자의 ‘혁신 전도사’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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