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은 미국을 위하여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가 흑인이던 황인이던 국적만 미국인이면 철저한 검증을 통해 중요 보직에 기용을 하는데 걸림돌이 없다.
그러나 한국은 달랐다. 김종훈 그에게는 병역비리도 위장전입도 탈세도 논문도용도 없다. 다만 한국인인데 미국에 가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여 미국 국적을 취득 한 것이 죽을 죄가 된 것이다. 현재 정치권은 김종훈 내정자의 사퇴로 정치셈법에 따라 치열하게 네 탓이란 고함만 지르고 있다.
사실상 김종훈 내정자는 두려울 것이 없다. 이미 그는 돈도 명예도 세계적이기 때문이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4일 오전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 그리고 의식있는 국민들은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진 듯한 분위기이다.
그의 사퇴 발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불과 1시간 앞두고 나왔다는 점, 새 정부의 핵심부서 중 핵심으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갑작스런 사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은 당분간 혼란 속에 책임론 공방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점에서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미래창조과학부를 둘러 싼 정부조직개편안 논란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 했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며 "이제 저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면서까지 조국을 위해 봉사하려는 그의 진정성이 한국 사회에서, 특히 정치권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에 대해 상실감과 실망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김 내정자에 대해 "미래성장동력과 창조 경제를 위해 삼고초려해 (모셔) 온 분인데 우리 정치의 현실에 좌절을 느끼고 사의를 표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새 시대를 열어가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인재들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등용해야 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런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 대변인은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원칙한 부실인사에 있고, 김 내정자의 사퇴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상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며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은 애먼 야당만 탓하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질과 능력, 도덕성 있는 인사를 추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퇴 발표 하루만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김종훈 후보자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낡은 사고방식의 잣대로 쇄국정책의 모순점을 답습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권을 보는 국민들의 불신은 김종훈 내정자의 사태로 재 점화된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