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5년 8개월 전 한 일을 알고 있다
난 네가 5년 8개월 전 한 일을 알고 있다
  • 민철
  • 승인 2005.07.11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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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회장 ‘이제 다 밝히겠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전 회장이 5년 8개월 전 출국 종용을 누가 했는가? 이러한 김 전회장의 출국배경에 세관이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6일 김 전회장이 돌연 출국배경을 밝히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검찰도 김 전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보다는 김씨의 정관계 로비설과 재산은닉 여부, 석연찮은 해외도피성 출국배경과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얼마나 규명할 수 있는지였다. 그만큼 이번 김 전회장의 결심에 따라 ‘대우 진실’에 더욱 가파르게 접근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전회장의 출국배경이 밝혀진다면 김 회장 출국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 김대중 정부 실세들에 대한 검찰 소환 대질신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또다른 폭풍도 관측된다. ◆ 이젠 밝혀지나? 지난달 14일 구속수감 이후 “채권단과 임직원의 권유로 출국했다”는 말만 검찰에 되풀이 해왔던 김 전회장이 최근 면회 온 측근들에게 ‘당시 기억을 잘 되살려 사실대로 밝혀라’라고 말한 것으로 한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다. 따라서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과 정주호 전 구조조정본부장, 손영균 전 대우조선 사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 등 전 대우그룹 계열사 경영진은 지난 5일6일 회동을 갖고 관련 자료를 교환하는 등 당시 상황을 정리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출국 배경의 전모를 밝힐 예정이다. 대우측 한 관계자는 “전직 경영진이 의혹 규명을 위해 주중에 계열사 경영진별로 당시 상황을 정리해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대우 경영진들은 자료가 취합되면 김 전 회장의 변호업무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김&장을 통해 검찰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필요할 경우 직접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전직 사장단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결국 김 전회장이 밝혀야 할 문제”라고 말하기도 해 전 대우그룹 경영진이 제출할 자료보다는 김 전회장의 증언으로 정확한 진실 규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입을 열지 않았던 전 대우그룹 경영진들이 자료를 제출키로 함에 따라 김 전회장의 출국 배경에 진실은 어느 정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 또 다른 이해관계? 이러한 김 전회장의 출국배경에 여러 추측이 무성했다. 그 동안 김 전 회장이 DJ 정부 고위층의 권유를 받고 비행기를 탔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특히 2003년 1월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잠시 떠나 있으라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귀국 후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수사 관계자의 질문에 “채권단과 임직원들이 나가 있어달라고 권유해 이를 수용했다”고 한 것. 그러나 유시열 전 제일은행장 등 당시 채권단 고위 관계자들은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측근 인사들도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DJ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출국 권유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에서도 출국 배경에 대해 규명할 계획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왜 말을 바꿨을까. 자진 귀국해 사법 처리를 받기로 한 마당에 자신에게서 비롯된 파문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일까. 이런 가운데 김 전 회장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1999년 10월 17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자동차 부품공장 참석 후 곧바로 잠적한 것이 아니라 10월 20일 일시 귀국했다가 이튿날 다시 출국한 사실이 새로 밝혀져 의혹은 증폭되어 왔었다. 또 항간에는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김중권 비서실장, 이근영 산업은행장 등 경제 관려들이 압력을 행사했으며, 이들보다 더 ‘위선’이 있을 것이란 개연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만약 김 전회장의 출국배경이 밝혀지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DJ 정부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당시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이들 고위 인사들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도 이들에 대한 여하한 방법의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게다가 그 윗선에 다른 고위층이 있다면, 이는 단순한 해외도피권위자가 아니라 굵직한 이해관계가 새로이 드러날 개연성을 예견하는 것이어서 출국배경수사는 비자금 수사 못지않게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 전회장의 심장질환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는 20일을 전후해 보석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병세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검찰 측도 "김 전 회장의 심장 쪽이 아주 좋지 않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면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심혈관 질환이 심각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전하고 있지만 조기석방 가능성과 관련해 "(조사할 것이 많아) 우리도 시간이 없다"고 말해 김 전 회장의 건강에 신경 쓰면서도 당분간 수사에 진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 전 회장 대리인 측도 당장은 어렵겠지만 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보석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리인은 "필요한 조사가 앞으로 보름이 될지 열흘이 될지 모르겠지만, 몸이 너무 불편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보석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해 석방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기소 후 30일 동안 수사하겠다고 밝혔고, 통상 첫 재판을 1주일가량 앞두고 공판준비에 주력하는 점에 비춰볼 때 수사팀은 앞으로 보름가량 핵심 사안에 대해 집중 조사한 뒤 미진한 부분은 보석 후 불구속 수사 형태로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21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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