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어떻게 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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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통보에 이성 잃고 살인까지

보다 잔인해진 이별범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살소동, 스토킹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성폭행부터 방화, 흉기살인까지 수위가 높은 범죄소식이 들려온다. 이별을 통보한 연인은 물론 그 가족까지 표적이 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두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름다운 이별의 자리를 메운 얼룩진 이별. 올해 일어난 사건들을 짚어봤다.

울산 자매살인사건 범인 김홍일 /사진은 기사와 무관

성폭행·방화·흉기살인 등 무차별 이별범죄 만연
전문가들 “감시행동 위험신호, 일방적 통보도 안돼”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임모(46)씨에게 둔기를 휘두른 혐의로 신모(59)씨를 구속했다고 3월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모텔에서 임씨가 “깨끗하게 헤어지자”며 방을 나서자 미리 준비한 둔기로 머리를 3차려 내려쳐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신씨는 임씨가 자신을 경제적 무능력자로 취급하고 집에서 쫓아내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흉기로 살인시도까지, 잔인해진 이별범죄

2월 21일 전남 강진경찰서는 이별을 고한 여자친구 오모(20)양의 집에 찾아가 여자친구의 아버지인 오모(58)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문모(18)군을 구속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양의 집에 찾아간 문군에게 오씨가 “늦은 시간에 뭐 하는 짓이냐”며 화를 내자 문군이 흉기를 휘둘러 오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양의 어머니(54)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별통보에 격분한 남성이 성폭행을 감행하기도 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김모(19)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박모(21)씨를 구속했다고 3월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광주시 남구 백운동 김양의 원룸에서 김양을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흉기로 김양의 목에 상처를 내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하는 등 혐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2년 동안 동거한 김양이 이별통보를 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방화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여자친구 최모(43)씨를 묶고 불을 지른 혐의로 최모(35)씨를 구속했다고 2월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만취상태였던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송파구 방이동의 한 당구장에서 여자친구 최씨를 간이침대에 묶고 침대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았다. 최씨가 즉각 여자친구 최씨를 업고 나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또한 이별통보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였다.

집을 방화한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별을 고한 여자친구 A(20)씨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김모(20)씨를 구속했다고 1월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 양천구 신정3동 A씨의 집 창문의 문을 열고 담배꽁초를 집 안으로 던져 불을 낸 혐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집 안에 있던 A씨의 아버지가 전치 2개월의 화상을 입었고 A씨의 집은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로 마약을 투약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남동군 한 모텔에서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 B(33)씨에 마약을 강제 투약하고 자신도 투약한 혐의로 박모(39)씨를 3월 5일 구속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폭행한 뒤 소지하고 있던 마약을 강제 투약하고 자신도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별범죄 막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경찰청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애인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포함)·강도·강간·강제추행·방화 등 강력범죄는 지난 2007년부터 20011년까지 483건에서 655건으로 증가 추세였다. 이와 관련, 경찰은 연인 사이에서 일어난 강간이나 폭력은 신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연애과정에서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여성들에게는 헌신적인 사랑을 요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여성들에 헌신한 남성들이 이별통보를 받으면 보상심리가 작동해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인의 집착도 연애시절 조심해야 할 항목이라고 당부한다. 수시로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고 하는 행동은 위험신호로 상대와의 만남횟수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애인은 위험하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것도 상대의 분노를 자극해 폭력성을 키울 수 있어 좋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별통보를 받은 이에게도 조언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별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 비하하는 경우 본인에게 큰 상처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별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한 경험으로 여겨야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별범죄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제 이별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대인가 보다”, “과도한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사람들 조심해야 된다”, “사람 만나기도 무서운 세상이야”, “이별통보에 칼을 드는 무서운 세상입니다”, “무서워서 남자 만나겠나”, “이별의 아픔을 범죄로 승화하다니” 등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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