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은 "안 전 교수가 지난 대선 당시 문 전 후보에게 ‘내가 단일후보가 되면 입당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지만 문 전 후보 측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의 핵심측근인 노영민, 홍영표 의원은 한 위원장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안 전 교수가 대선 당시 문 후보 지원의 조건으로 자신을 미래대통령이라고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한상진위원장의 말이 사실로,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국민 과반수가 정권교체를 원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통큰 양보론',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던 문재인 전 후보 측의 주장이 가식이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결국은 민주당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안 전 교수가 대선 당시 문 후보 지원의 조건으로 자신을 미래대통령이라고 밝힐 것을 요구했다"는 노영민, 홍영표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안철수 후보는 손해 볼게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대권후보를 사퇴하는 입장에서 차기 대권을 인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요구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의 대권후보 단일화와 관련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치킨게임은 결국 안철수 후보 보다는 민주당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양측간 진실공방은 가열되고 있으며 감정싸움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11일 귀국한 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정치권에 대한 의견을 가급적 자제해오던 안 후보는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대통령' 발언을 요구했다는 논란에 대해 "실익도 없는 그런 바보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박을 했다.
이에 민주당의 노영민 의원은 단일화 협상 당시의 대화내용을 담은 속기록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생각까지 했으나 문 전 후보와 다른 의원들이 말려 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교수는 14일에 기자들과 만나 노 의원 등의 미래대통령 논란과 관련, '회고록도 준비하고 있다'며 공세 강도를 높이며 "어제 이미 말씀을 다 드렸다. 나는 지금 노원구 주민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조차 민주당의 대선관련 안철수 때리기는 민주당에 백해무익하다는 여론이 높다.
수도권의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상대로 대선후보 단일화 당시 속기록을 공개한다는 등 치킨게임을 하자고 달려드는 것은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모두 공멸하자는 것이다"며 "만약 대선 후보당시 협상대화 내용을 공개하면 결국 민주당 스스로 자멸을 좌초하는 격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과 가까운 양승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 전 교수를 우리 당이 만약 적대시했다면 지난 대선에서 문 전 후보로 단일화를 했다는 점에서, 정치 도의적인 측면에 적절하지 않고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 상임선대본부장을 지냈던 박영선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출연, "공식적인 협상 이외의 이야기들은 서로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그냥 가슴에 묻고 가는 것이 맞다"며 더 이상 서로에게 실익이 없는 말싸움을 중단 할 것을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전 대선후보 양보자와의 치킨게임은 양보해준 사람에게 해야 할 행동이 아니다는 여론속에서 결국 서로에게 유치한 말장난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