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부터 양돈자조금 조성해
WTO, DDA 등으로 세계경제가 빗장이 풀리고 무한경쟁에 직면한 요즘 국내 농가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마련해 펼치는 자구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고 있어 화제다.
돼지를 키우는 양돈(養豚) 농가들이 지난해 4월부터 스스로 기금(양돈자조금)을 조성, 국내 양돈산업을 육성하고, 국산 돼지고기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것. 양돈자조금은 2002년 5월 제정, 공포된 “축산물소비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농산물 수입개방에 맞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국민에게는 안전하고 신선한 고품질의 먹을거리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조성됐다.
양돈자조금은 특히 우리나라 축산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추진된 의무자조금 제도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양돈자조금은 농가들로부터 일정액을 갹출하고 여기에 정부의 지원금이 더해져 조성된다.
즉,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농가로부터 400원을 거둬들이고, 이렇게 마련된 금액의 100% 이내 범위에서 정부로부터 축산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조성된다. 시행 첫 해인 작년의 경우 약 31억 원의 농가 조성금에 정부지원금을 보태 56억 원 가량의 기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된 기금은 국산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과 교육에 쓰여졌다. 올해에는 약 110억 원 정도의 기금이 조성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자조금은 ▲ 국산 돼지고기, 특히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저지방 부위의 소비홍보 및 국내 양돈산업 이미지 개선 사업과 ▲ 안전한 돼지고기 생산을 위한 농가 계도 및 교육사업, 양돈 관련 제반 대책 협의 및 대처방안 모색 ▲ 양돈산업의 발전 및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사연구 등에 사용된다.
양돈자조금을 첫 시행한 작년의 경우 자조금 1원당 14원 정도의 추가 수익을 가져 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순수하게 농가로부터 거둬들인 금액 기준으로만 계산하면 1원당 약 26원의 효과를 거뒀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전개한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 소비촉진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웰빙삼총사 TV 및 라디오 광고)은 그 동안 삼겹살에 편중된 소비문화를 크게 개선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돈자조금의 관리 및 집행을 맡고 있는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 최영열 회장은 “양돈산업은 국내 농업 분야에서 쌀 산업 다음으로 생산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돼지고기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우리 식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약 80%가 자조금 사업을 통해 수혜를 보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한우의 경우에도 의무자조금 제도가 도입되는 등 자조금 활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면서 “양돈산업이 21세기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양돈자조금이 시금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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