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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산울림' 삼형제가 8년만의 공연을 앞두고 홍대앞 한 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김창완은 아직 형제들에게도 들려주지 않은 미발표곡이라며 '이제야 보이네'를 불렀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리를 그리워하는 이 곡을 기타로 나지막이 연주하던 모습을 보며 그의 세상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던 차에, 그가 쓴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황소자리)가 출간됐다.
곡의 내용처럼 이 책에는 김창완의 부모님 이야기, 아내 이야기, 가족 이야기, 어린 시절 이야기가 쓰여있다. 책은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유년의 성', '가족', '오래된 앨범 속의 이야기' 등 4부로 구성돼있다.
그의 필력은 30년이 다 되도록 활동하며 들려준 '산울림'의 서정적인 가사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나는 작은 손거울을 들고 마당에 나가 내 방에 빛을 비춰보았다. 내가 나에게 보낸 희망의 빛이었다. 그 작은 거울은 해시계가 돼주었다. 나는 매일매일 벽에다 해시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피고 있으면 해가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도 있었다. 암실 같은 내 방 전체가 시계로 변하고 있었다.'('그 초라한 청춘의 시계' 중)
수필집의 마지막 장에는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바로 김창완이 직접 노래도 부르고 글도 읽은 오디오북. 이 CD에는 '이제야 보이네' 원곡과 '안녕', '식어버린 차' 등의 연주곡이 김창완의 음성과 함께 실려있다. 그는 오디오북의 프롤로그에서 "그냥 지금부터 읽는 내 글들이 긴긴 노래라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