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거북목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등 다양한 신체적 이상 나타날 수 있어
201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약 3,373만 명이다. 이는 세계 7위 수준이며 인구당 비율은 단연코 1위다.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61%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07년 68%였던 청소년 휴대전화 보유율이 지난 5년간 20% 이상 상승해 2011년 12월 기준 9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0년 5.8%에서 2011년 36.2%로 급격히 증가했다. 스마트폰 보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스마트폰 중독 역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기 전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손에는 주로 신문이나 책이 들려있었다.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뉴스, 게임, 블로그, 동영상 시청 등에 열중한 모습이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수거하던 이들의 발걸음도 뚝 끊긴 상태다.
이런 모습은 출·퇴근길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도 나타난다. 어느새 테이블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상대방과의 대화중에서도 계속해서 사용된다. 함께 있지만 각자 따로 놀고 있는 모습인 것. 이른바 ‘디지털 격리 증후군(Digital isolated syndrome)’이다.
손에 없으면 허전하고 불안하기까지 한 ‘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느새 우리 삶 깊이 들어와 있는 스마트폰. 부유하거나 젊은 소비자층뿐만 아니라 50대 이상의 비도심 거주자, 초등학생 등이 사용할 만큼 전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어느새 일상에 자연스레 자리 잡은 스마트폰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현 위치, 주변 상황 등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이외에도 음악이나 영화시청, 독서 등 멀티미디어 기능들은 활용성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이 가져온 가장 혁신적인 점은 소통 방식의 변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는 관계 중심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휴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트위터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어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SNS를 통한 새로운 선거운동으로 진화해 국내의 새로운 정치문화로 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가 3,300만 명을 훌쩍 넘으면서 모바일이 한국인의 ‘디지털 라이프’가 바뀌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스마트기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각할 정도로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정보 공유가 디지털 라이프의 모든 것이었다면 지금은 사용자 맞춤형 정보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증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만5세~49세·대상)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3.2시간이었다. 주 용도는 자료 및 정보획득(90.8%), 여가활동(87.4%), 커뮤니케이션(88.3%) 순이었으며 이용 장소는 가정(97.5%), 장소구분 없이(60.2%), 회사(46.9%)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중독률(7.7%) 보다 높게 나타났고,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이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8.2시간일 정도로 지나친 중독 상태였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확인하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는 스마트폰 중독현상에 대해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제시돼 중독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하기>
◇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 주머니나 가방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패닉상태에 빠진다.
◇ 사람들끼리 있을 때 스마트폰에 관련된 얘기만 한다.
◇ 스마트폰이 고장 나면 친구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충전한 배터리가 하루 동안 지속되기 힘들다.
◇ 스마트폰 요금제를 지불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 스마트폰에 관한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본다.
◇ 하루 모든 일정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다.
◇ 스마트폰 앱이 30개 이상 설치되어 있고 모두 사용한다.
◇ 스마트폰 액세서리 구입에 많은 돈을 쓴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10개 항목 중
0~3개는 정상
4~7개는 중독 초기 증세
8~10개는 완전 중독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중독으로 인해 신체의 변화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주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어 눈이 시리거나 뻑뻑한 느낌을 받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눈높이보다 낮은 곳을 장시간 응시하게 되면서 생겨나게 되는 질환인 거북목증후군이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집중하게 되면 목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다양한 직업에 의해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장시간 키보드 사용이나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손목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무리가 생기고 팔이 저리거나 마비 증상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삶이 스마트해질수록 사람은 외로워진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의 장을 열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가히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한 만큼 스마트폰의 편리함 이면에는 여러 가지 폐해도 도사리고 있다. 학생들의 지나친 중독증상, 유해한 정보로부터의 노출 등의 사회적인 문제를 포함해 갈수록 삭막해지고 외로워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외로우면서도 친밀함을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이 문명기기에 많이 의존하는 특성을 보이는 것. 대화 대신 문자나 이모티콘 사용에 익숙해 지다보니, 아예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피쳐폰으로 되돌아가는 기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스마트폰 중독이 큰 문제로 떠오른 만큼, 사용자 스스로도 스마트폰 중독의 심각성을 느끼고 조절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