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인사’가 빚어낸 ‘인사 참사’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인사’가 빚어낸 ‘인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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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중요시한 결과 도덕성·청렴성 결여, 줄사퇴 이어져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자진사퇴해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김용준 내정자를 시작으로 이동흡·김종훈·황철주·김학의·김병관 내정자에 이어 한 내정자까지 벌써 일곱 번째다.

중도하차한 인사들이 나올 때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 부실 논란이 재점화 되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사참사'를 박 대통령의 '수첩인사'가 빚어낸 예견된 인사사고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여러 현장을 다니면서 지금의 인맥을 넓혀 온 것으로 알려진다. 현장에서 만난 분야별 전문가들을 눈여겨보고 수첩에 꼼꼼히 기록해 두는 방식으로 인력풀을 형성했다는 것. 이러한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덕성이나 청렴성 보다는 다분히 능력 위주의 전문성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만수 내정자의 경우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불린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었다. 지난해 대선과정에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개발에 관여했을 만큼 박 대통령의 신망을 받던 인사였다.

김병관 전 국방부장관 내정자는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6일 82명의 예비역 장성들과 229명의 영관 장교들과 함께 박 대통령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을 자신의 휴대전화 고리로 달고 다녀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4.11총선 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영입을 고려했을 만큼 박 대통령이 공을 들인 인물이고, 안철수 열풍을 잠재울 대항마로 거론됐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과거 자신과 함께 일해 본 사람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이들 인선에 대해서는 주변의 추천을 받아서가 아니라 박 대통령 본인이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인사가 특정 지역과 학교에 치우쳐 있는 이유도 아예 그런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박근혜식 스타일'대로 인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이번 고위 공직 내정자가 잇달아 사퇴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 보다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이 대통령의 인사방식”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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