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워치’의 베크맘베토브 감독,한국방문
‘나이트 워치’의 베크맘베토브 감독,한국방문
  • 전명희
  • 승인 2005.07.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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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팬들과 만나게 되서 너무 기뻐요”
쿠엔틴 타란티노나 대니 보일 같은 서구 감독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러시아 영화 ‘나이트 워치’(Night Watch)의 감독 티무어 베크맘베토브(44,Timur Bekmambetov)가 13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9월23일 개봉할 예정인 ‘나이트 워치’는 국내 관객이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러시아산 판타지 영화. 14일 시작되는 부천영화제의 개막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지난해 러시아 현지 개봉 당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등을 물리치며 제작비의 8배가 넘는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1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영화를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나게 되서 기쁘다"며 "내한 기간 다양한 한국 영화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빛과 어둠의 전사들 간 전쟁이 중세 이후 휴전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 빛과 어둠 양측은 각각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라는 감시자를 두고이후 수세기간 힘의 균형을 유지한다. 영화는 2004년 어느날 나이트 워치를 만나 자신의 초자연적 능력을 발견한 한 남자가 어둠의 세력에 대항해 싸워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볼거리가 풍부한 오락영화이지만 감독은 영화 속에서 대립하는 두축에 자유와 책임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영화 속 어둠의 영역인 자유가 자본주의라면 빛의 영역인 책임은 공산주의를 상징한다. 그는 영화에 대해 “빛과 어둠의 대립은 각각 자유와 책임 사이의 다툼으로 볼수 있으며 이런 대립은 국가간에 혹은 한 국가 안에서 항상 있는 일이다”고 설명했으며 “강한 자가 자유를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약한 자는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간 150편 가량 제작되는 러시아 영화 중 이 영화는 지난해 500만명의 관객을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이 영화는 미국의 배급사 20세기 폭스에 의해 전세계에서 상영 중이며 현재 속편이 제작되고 있다. 그는 흥행 비결에 대해 "러시아 관객이 자신들의 삶을 다룬 판타지 영화를 처음 접한 게 성공의 요인인 것 같다'면서 "양심을 지키려는 러시아의 전통이나 혼이 영화에 잘 묘사됐다"고 설명했다. 펩시콜라와 대우자동차 등의 CF 감독으로 활약한 바 있는 베크맘베토브 감독은데뷔작 ‘페사워르 왈츠’(The Peshwar Waltz)로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의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는 러시아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할리우드 스타일에 뒤지지 않는 비주얼도 갖추고 있다. 그가 자신에게 영향을 줬다고 말하는 감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나 제임스 캐머런, 쿠엔틴 타란티노, 왕자웨이 등.한국 영화 중에서는 ‘쉬리’와 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을 재미있게 봤다는 그는 “한국에서 자국의 작품이 외국영화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으며 이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고 말하며 “앞으로 양국의 영화 팬들이 더 많은영화로 서로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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