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LCD, PC 업체들 앞다퉈 가격파괴
최근 내수부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전업계와 자동차업계의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소비자들은 꿈쩍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자동차 제조사는 최고 11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행사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자동차 제조사는 신형 자동차를 각종 명목으로 25%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비단 자동차 업체뿐만이 아니다.
PDP TV에 이어 LCD TV도 인치당 10만원이 되지 않는다.
또한 PC 업체들도 앞다퉈 가격파괴 경쟁에 끼어 들고 있다.
◆ 바닥이 보이지 않는 자동차 가격
기아자동차는 옵티마 리갈과 카니발을 100만원 싸게 팔고 있고 오피러스는 50만원 싸게 팔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고객 시승용으로 배치된 240대의 신차 카이런을 대리점과 임직원에게 25% 할인해 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스타렉스, 테라칸, 싼타페, 트라제 등의 레저용 차량을 연 3.5%의 금리로 36개월 간 할부 판매하고 있다.
국산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수입 자동차 업체들도 가격파괴 바람에 동참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GM코리아는 이번 달 말까지 국내 판매 분에 한정해 캐딜락 등 16개 전 차종을 최고 1100만원까지 할인하기로 했다.
한불모터스는 이번 달 말까지 푸조의 디젤 자동차 407HDi 구매고객에게 340만원 상당의 기름 값을 지원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링컨과 포드를 대상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불황 가운데 재고 부담을 안는 것보다 차라리 할인 판매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 LCD TV도 가격파괴 바람
PDP TV에 이어 LCD TV 또한 기술경쟁에 따라 가격파괴에 동참하고 있다.
디지털 디바이스는 현재 42인치 일체형 HD급 LCD TV를 35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레전자와 디보스도 40인치 LCD TV를 349만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소니코리아도 PDP TV와 프로젝션 TV를 최고 111만원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삼성의 40인치 LCD TV가 550∼580만원, LG의 42인치가 580∼600만원이니 이 회사들은 거의 절반 가격에 파는 셈이다.
또한 디지털 디바이스는 사은품 제공 등의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며, 3분기 안으로 42인치 PDP TV, 32인치 LCD TV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과 LG도 각종 판촉 이벤트를 시작했으며, 70만~80만원 이상 가격을 인하시켰다.
LG전자는 지난 1일부터 42인치와 17인치 LCD TV를 패키지로 묶어 신형 42인치 LCD TV 1대 가격보다 낮게 판매하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40인치와 17인치 LCD TV를 하나로 묶어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이 달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중국업체들이 37인치 LCD TV 가격을 120만원 미만, 42인치 PDP TV 가격을 85만원 미만으로 수출에 나설 예정이어서 앞으로 PDP TV와 LCD TV 가격은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 PC업계도 할인 전쟁
PC업계에서 가격파괴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PC제조업체 델 사(社)다.
델은 저가 공세로 미국 시장에서 IBM이 PC 사업에 손을 떼도록 했으며 한국의 현주컴퓨터와 삼보컴퓨터 등의 제조업체를 부도로 몰고 간 기업이다.
이러한 델 사의 경쟁력은 단연 저렴한 가격이다.
델은 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대신 제품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시장에만 뛰어들어 가격경쟁을 일으켜 시장 가격을 떨어뜨린다.
델 사의 공격에 삼성과 LG는 노트북 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델의 저가 공세에 항복하고 결국은 PC 가격을 대폭 낮췄다.
델은 이제 한국 시장에서 PC 뿐 아니라 프린터, MP3플레이어, 서버, 디지털 TV 등의 시장까지 진출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가전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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