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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 손에 이끌려서 비가 주르륵 내리는 어제, 가기 싫은 걸 꾸욱 참고 갔어요. 근데 한국춤의 춤사위에 홀딱 빠져버렸어요. 뭔지 몰라도 춤추는 언니 보고 눈물이 주르륵 나더라고요”
“그 동안 한국춤에 대해 무지 아니 거의 경시했던 저 스스로를 많이 반성했죠. 이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공연을 통해 한국춤에 대해 진정 사랑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한국무용을 사랑할 겁니다.”
“공연 보고 너무 멋져서 동생 데리고 다시 봤거든요. 역시 기대 저버리지 않더군요.”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현자)의 기획공연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2005>가 국립극장 실험무대인 별오름극장에서 8월 10일(수)부터 20일(토)까지 열흘에 걸쳐 4개의 작품으로 오른다.
국립무용단의 ‘실험정신’과 ‘대중화 작업’의 열매라고 할 수 있는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는 지난 2001년 배정혜 단장 재직 당시, 한국 전통춤의 현대화 작업에 대한 국립무용단의 고민과 열망을 담아 시작한 기획공연이다. 춤을 출 때 잦게 내딛는 발동작에서부터 시작되는 한국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란 예쁜 이름으로 작명된 이 공연은, 2003년 김현자 예술감독 체제로 바뀌면서도 그 가치와 인기를 인정받아 지금은 국립무용단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로 5년째 계속 올리게 되었다.
국립무용단 단원을 포함한 차세대 안무가들이 한국춤에 대한 주제를 잡고 해설과 실연(實演)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재창조(창작공연)의 순서로 진행하는 일종의 워크숍 형식인데, 한국춤에 대한 학술적 접근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한 컨템퍼러리로 창작되어 한국춤의 세계를 한 뼘 더 넓혀놓은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 공연은 한국춤 애호가들을 양산한 공연으로도 의의가 크다. 비록 크지 않은 극장이지만 별오름극장(120석)에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서 해마다 120%에 육박한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했고, 매 프로그램을 빠뜨리지 않고 챙겨보는 ‘바리바리 마니아’들도 등장하게 되어 한국춤 공연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국립무용단은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에서 선보인 작품 중 엄선해서, 연말에 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무대인 <동동 2030>에 본격적인 공연으로 달오름극장에 다시 올리고 있다.
승무, 탈춤, 살풀이, 굿에서 컨템퍼러리를 만난다
2005년 8월 10일(수)부터 20일(토)까지 별오름극장에 오르는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2005>에는 모두 네 명의 신진 안무가들의 작품이 오른다.
국립무용단 정소연, 부산시립무용단 김미란, 대구예술대(강사) 추현주, 선화예고(강사) 이미희가 그들로, 젊은 열정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무용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주인공들.
정소연은 이매방류 승무의 주요 춤사위들(팔사위, 발디딤사위 등)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창작춤 <어떻게든>을 선보이고, 김미란은 봉산탈춤 중 노장춤과 취발이춤을 창작춤 <버려짐>으로 재해석해 올린다. 또 추현주는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살풀이인 권명화류 살풀이의 춤사위를 현대적으로 응용한 창작춤 <훠이~ 훠이~>를, 이미희는 서울 새남굿의 춤사위와 정신을 되살려 창작춤 <해탈문(解脫門)>으로 올린다.
국립무용단의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2005>는 한국춤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춤 감상’의 재미를 안겨줄 것이고, 전공자나 학생들에게는 전통춤에서 미래지향적인 힘을 발견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중고생 및 대학생 전공자를 비롯해 한국춤에 대해 알고 싶은 일반관객들이 보면 더욱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