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게 많다?
지난 1986년 9월에 설립되어 신용평가회사 중 유일하게 신용평가와 신용정보를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종합신용정보 기관인 한국신용정보가 도덕성 문제에 휩싸이고 있다.
이 회사의 강석인 대표가 부하직원을 통해 신용평가 대상기업에 자신의 아들을 취업 청탁 사실과 회사자금을 경영권 방어만 치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정보 노동조합은 “최고경영자로의 비도덕적 행위로 신용평가의 생명인 ‘도덕성’에 금이 갔다”며 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 평가대상업체에 한신정 강 대표 아들 청탁
한신정 노동조합은 13일 이사회에 보낸 호소문을 통해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신용평가 회사의 사장이 부하직원을 통해 신용평가 대상업체에 아들의 취업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강 대표가 지난해 10월 신용평가사업본부 김 모 실장을 통해 대기업에 지원한 아들을 합격시켜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퇴근하라고 여구하고 나섰다.
강 대표의 아들의 청탁을 주문을 받은 김 실장은 지난달 조직 개편과 관련해 해임되자 이 같은 사실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모 실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보직해임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둔 것은 아니며 4월초 쯤 사표를 낼 것으로 결심했다”면서 “당시 한신정을 포함한 신용평가사 사장들이 높은 실적을 내고 연임을 하는 데 목을 매는 상황이었고 그로인해 (신용평가와 관련된)압력이 말도 안되게 심했다”고 퇴직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김 모 실장은 이 언론과의 통화에서 취업 청탁이 직접적인 사유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해 이는 일부 연관성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신용평가 대상회사인 국내 굴지의 한 업체에 강 대표의 아들을 청탁해 달라며 등급 평정 담당 부하직원에게 아들 시험번호까지 전달했다”면서 “김모 실장이 자택감 등에 시달리다 회사 인사와 관련해 보직해임이 되면서 사임을 결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이미 7개월전에 불거졌던 문제로 최근 인사에 관여한 것은 부사장이다”라고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김 모실장의 퇴직사유에 대해 지난 3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항하면서 평가실 2개로 통폐합됐고 이로 인해 보직 해임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신정은 개인회사?
게다가 한신정의 조달 자금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로 사용하고와 심각한 모럴해저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조측 관계자는 “사장이 마치 개인회사처럼 만들어 놓고 사업기반을 말아먹고 있다”면서 “그간의 파행적인 조직운영과 개인비리로, 그로인해 불거진 인사파동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강 대표가 지난 2002년 취임 후 회사를 상장시켜 조달한 자금을 자신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본업인 신용등급 평정의 질 향상에는 관심이 없고 평가부서의 잦은 조직 개편과 주가 부양을 위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원동결 등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등기임원은 강 대표이사 한명뿐이고 스톡옵션도 혼자만 받게 되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회사의 최대주주는 개인주주인 김모씨로, 30%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지분구조상 강 사장이 회사를 개인회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자 강 대표는 지난 13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한신정 임원들도 동반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신정은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표를 제출했던 강석인 대표이사를 재신임 하고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제출한 사직서 처리는 사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이처럼 이사회가 강 대표를 재선임키로 한 것은 강 대표가 한신정을 경영하면서 과거 어떤 사장보다 경영성과가 좋았고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인사파동도 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신용평가사 시장이 개방되는 등 신용평가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경영을 잘 해 왔던 강 대표가 한신정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사회는 대표이사 및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번 사태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더높이 비상하기 위한 진통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이번 사태가 대표이사 및 임직원 모두에게 깊은 자성의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13일 한 노조는 “사회이사 4명이 모두 강 사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로 강 대표의 재신임을 위한 이사회에 불과하다”고 말해 강 대표의 재신임으로 놓고 노사간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앞으로 노사간 어떠한 타결점을 찾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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