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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과 드넓은 숲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준다.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들로 산으로, 바닷가를 찾아 자연과 교감할 수 없는 처지의 도시 아이들을 위해 미술관에 자연을 들여놨다.
경복궁 옆 통의동에 자리한 대림미술관에서 23일 개막한 '마이크로-매크로 프레젠스'은 미술관에서 곤충을 만나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전시.
너무 미세해서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세계 각지의 곤충들을 찍은 사진과 그 반대로 너무 방대하고 먼 거리 때문에 육안으로 인지할 수 없는 우주 사진 50여 점을 모았다.
곤충사진을 소개하는 일본 사진가 고히야마 겐지(56)는 256QAM 디지털 마이크로파 방식과 PHS를 개발해 전기정보통신학회(IEICE) 공로상과 일본 마에지마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게이오대학 대학원 정책ㆍ미디어과 교수로 디지털 미디어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원래 NTT에 입사해 사장까지 지내다가 사진기를 잡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현미경으로 미세한 전자부품을 관찰하던 경험과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곤충에 대한 관심을 결합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해 올해 제 21회 히가시가와 국제사진축제에서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로 곤충표본을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촬영해서 얻어진 데이터들을 핀트가 맞는 부분끼리 합성해 3차원 사진으로 만들어낸 뒤 수십 배 또는 수백 배로 확대했다.
이런 고난도 작업을 통해 완성된 사진 속에서 곤충들은 몸에 나 있는 털이나 미세한 돌기 하나하나까지 그 형태와 질감의 리얼리티가 생생하다.
무엘러리 사슴벌레 사진의 경우 실제 곤충에서는 인지하기 어려운 등껍질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무지개 빛까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곤충사진 옆에는 실제 곤충표본 30여 점도 함께 전시해 작은 곤충의 미세구조 속에 숨겨져 있는 경이로운 소우주를 만나 볼 수 있다.
우주사진들은 일본 국립천문원이 하와이의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설치한 수바루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 화상데이터들을 프린트로 출력한 것으로 은하계의 아름답고도 화려한 장관을 펼쳐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