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시장은?
차기 서울시장은?
  • 김부삼
  • 승인 2005.07.25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 1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후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출마를 겨냥한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 확대는 물론 각 당의 정치적 승패를 결정하고, 2007년 대선을 앞둔 전국단위의 민심을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여야 각당마다 최고의 필승카드를 선택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경기지사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대권을 향한 등용문'으로도 인식되고 있어 `대망'을 품고 있는 차기 주자 등 야심가들의 거침없는 `노크'가 눈에 띈다. 선거전문가들은 2006년 지방선거의 경우 인물보다는‘참여정부의 실정론’이 중심 전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둔 시점이자,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민심이 흉흉해 진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결국‘당 대 당’선거로 치러지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전국적인 상징성뿐만 아니라, ‘수도이전’이라는 핫이슈와 결부되어 정치적 심판 성격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당의 고민은 생각보다 깊다. 전체 지방선거의 성적을 좌우할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크지만 현재의 민심과 구도로는 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정책부실과 사고로 유권자의 심리지형이 더 불리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선거구도가 유리하게 형성되자 ‘예선만 통과하면 된다’는 낙관 속에 많은 당내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이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이 나타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가 갖은 상징성을 고려해 인물 물색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에선 추미애, 김민석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의원이 거론되는 수준이다. ◆차기 서울시장 누구? 차기 지자체장에 대한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은 당내 계파간 이합집산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당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를 지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김한길, 이해찬, 유인태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맹형규 정책위의장, 이재오, 홍준표 등 3선 그룹과 박진 의원 등이 뛸 전망이며, 정계 은퇴한 오세훈, 박세일 전 의원은 항상 '히든카드'로 평가받는다. ◆열린우리당, 진대제·김한길·이해찬·유인태씨 거론 먼저 우리당에선 요즘 ‘3단계 혁명론’이란 말이 적지 않게 나온다. 2002년 대선 승리가 1단계, 2004년 총선 승리가 2단계다. 1·2단계를 통해 성공적으로 권력교체를 마친 우리당에 남아 있는 3단계는 2006년 지방자치 선거다.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김두관 청와대 정무특보는 ‘2006년 지방권력 교체’를 모토로 내세웠다. 한나라당에 내준 지방권력을 탈환해 2007년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구상이다. 그 핵심은 서울시와 경기도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를 누구로 내세울지를 두고 벌써부터 여당 내 양대 계파인 정동영 통일부장관계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아직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당 안팎엔 자천타천에 의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5명이 넘는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후보는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이다. 한 초선의원은 올해 초 이해찬 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서울시장 필승카드가 있다. 아주 의외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 장관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올 초부터 ‘진 장관 서울시장 후보론’이 청와대와 여당 안팎에서 거론됐다. 물론 진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진 장관은 정동영 장관이나 김근태 장관 계파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양대 계파간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된다. 그러나 재야파를 중심으로 진 장관의 검증되지 않은 정치역량을 문제삼는 사람도 많다. 김한길 의원도 유력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동영 장관계 인사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4월 전당대회 때 서울시당 위원장 경선에 나섰고 당선을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당원들이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동영 장관계를 견제하는 재야파가 유인태 의원을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로 지원하면서 김 의원은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수도권발전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서울시민의 관심을 살 수 있는 성남공항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서울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해찬 총리는 김근태 장관계를 포함하는 재야파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적임자로 거론하고 있다.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개혁성도 뛰어나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해봤으니 또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이자 여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인태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계파에 상관없이 당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유 의원 본인은 “출마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일부에선 경쟁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총선 때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면서 중량감 있는 정치인보다는 초·재선의원 위주로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 채워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4·30 재보선 이후 당내 노선 갈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개혁이냐 실용이냐는 노선보다는 본선 경쟁력이 서울시장 후보의 선택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맹형규·홍준표·이재오·박진·박세일·오세훈씨 등 발걸음 재촉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3선 그룹의 홍준표·맹형규·이재오, 박진의원, 그리고 원외(院外)의 박세일·오세훈 전 의원이다. 이 중에서 최근 눈에 띄는 것은 박세일 전 의원의 급부상이다. 박씨는 한나라당의 행정도시법 찬성당론에 반대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책에 반대해 의원직을 내던졌다는 상징성 때문에 여론주도층과 일반 시민 사이에서 고르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수도분할’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정치인은 많지만 의원직을 사퇴한 의원은 없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가 만만치 않다. 더욱이 박씨는 청와대 정책수석을 지낼 당시 세계화, 사법개혁 등의 참신한 정책 아이디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울시장상(像)에도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선 맹형규 정책위의장이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올초 원내대표 선거에서 낙마했에도 불구, 정책위의장을 맡은 것도 ‘2006년 꿈’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맹 의장은 최근 서울시의 교통, 재정,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이와 관련된 교수, 시민활동가, 정책통들 을 만나 활발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 맹 의장의 보좌진은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한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맹 의장은 오는 9월 정기국회 전까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위한 자문단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최근 국적법 문제를 쟁점화하는데 성공,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홍준표 의원은 행정·정책전문가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한 뒤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 의원은 그동안 정권 ‘저격수’ 이미지가 강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았으나 ‘병역의무를 마치기 전에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내용을 요지로 한 국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함으로써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홍 의원을 격려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홍 의원은 당분간 대안있는 정책 마련에 주력함으로써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굳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혁신안 수립을 지휘하고 있는 홍 의원은 오는 7, 8월쯤 혁신위 작업이 종료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수도분할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수도분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의원은 중진의원의 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 모임을 활발히 하면서 1주일에 한 차례씩 자문교수단을 만나 서울시와 관련한 행정정책을 점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올해 정치상황을 살핀 뒤 시장출마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그룹 중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각종 특강을 통해서 일반 시민과 젊은층에 자신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국민대, 한성대에서 특강을 가졌다. 한나라당의 서울 여성 아카데미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인 그는 국제통으로서의 자신의 브랜드를 앞세우는 한편, 서울시장 후보로 인정받기 위해서 교통·환경 분야에도 별도의 ‘과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이 되면 강남북 균형발전 및 국제화 추진 노력을 하겠다는 포부다. 한나라당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는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 외에도 이명박 서울시장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시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서 경선구도에 큰 차이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은 최근 언론인과의 만남에서 “여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가 한나라당의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 시장이 우리당의 후보 결정과정을 봐가면서 자신의‘후계자’를 낙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