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자체조사 과정에서 성추행을 사실상 시인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귀국 직후 성추행 의혹에 대한 청와대 조사에서 “피해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자필서명을 했다. 이는 “윤 전 대변인이 엉덩이를 ‘움켜잡는(grabbed)’ 등 성추행을 했다”는 주미대사관 소속 한국동포 인턴 A씨의 신고내용과 부합한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사건발생 다음날 오전 A씨가 호텔 방으로 찾아왔을 때도 “속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은 취중에 A씨에게 ‘욕설을 했다’거나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쯤 호텔 체크아웃 준비 등을 위해 남자 (인턴) 직원이 윤 전 대변인 방을 찾았을 땐 응답이 없었는데, 이후 6시쯤 A씨가 다시 윤 전 대변인의 방에 갔을 땐 윤 전 대변인이 문을 열어줬다고 한다”면서 “윤 전 대변인이 당시 ‘샤워 도중에 나와 알몸 차림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윤 전 대변인이 어제(11일) 기자회견에선 당초 청와대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내용을 번복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서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내용을 노출시킨 이유는 사건의 본질이 윤 전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이었음을 부각해 청와대 및 관련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론’을 일정부분 희석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허리를 한 차례 ‘툭’ 치는 정도 신체접촉만 있었다”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A씨가 방에 찾아왔을 때 속옷 차림이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