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 변해야 산다?
성매매업소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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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의 이색마케팅과 변종영업

박근혜 정부는 성폭력을 ‘4대악으로 지목하며 성범죄 및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단속강화에 발맞쳐 성매매업소도 변화하고 있는 탓이다. ‘처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구호는 더 이상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이 구호는 성매매업계에도 불어 닥쳤다. ‘스마트해진 성매매업소의 이색마케팅과 변종영업실태를 담았다.

 
 
마일리지·할인쿠폰·우수고객 이벤트까지
보안강화 찾아가는 서비스 떳다방영업
신종·변종 성매매업소, 우후죽순으로 생겨
 
36살에 강동구에 거주하는 박모씨. 인터넷 음란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후 그에게는 문자메세지와 카톡이 왔다. 내용인 즉 사이트를 공유하는 회원에게는 마일리지가 쌓인다는 내용이었다.
박모씨는 호기심에 사이트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이벤트에 참가한 후 쌓아 두신 마일리지, 오피스텔에서 현금처럼 사용하세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박모씨는 호기심에 업소에 다녀온 뒤 방문후기를 기재했다. 이번에는 평일 50%할인쿠폰을 받았다고 했다.
그 후에도 우수 고객분들에게 코스프레(게임이나 만화 등장인물로 분장하는 것) 서비스 추가됩니다등 문구만 봐서는 성매매업소에서 온 문자라고 하기 보다는 기업의 이벤트를 연상시킨다.
 
보안 강화 이색마케팅
 
20049월부터 성매매와 알선을 전면금지하는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됐다. 성매매업소의 화재로 18명이 숨지면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실태가 폭발적 관심을 불렀고 성매매업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성매매업 단속이 심화됐다. 이에 맞서 성매매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단속강화에 발맞춰 성매매업계도 진화했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보안강화.
요즘 유흥업계는 고객이 원하기만 하면 문을 열어주던 호시절은 지났다. 단속으로 영업이 어렵게 되자 보안을 한층 강화한 탓이다. 이를 위해 CCTV도 작으면서 어두운 곳에서도 인물을 알 수 있는 고가의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CCTV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고객의 얼굴만이 아니다. 관내 경찰 얼굴을 스크랩해 놓고 대조하기도 하며 주변 업소들과 실시간으로 단속정보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업소가 아닌 장소에서도 CCTV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방법이 스마트해졌다.
더구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 업소는 100%회원제로 운영되는 곳도 많다. 이들은 믿을만한 고객이 소개해준 회원만을 추가로 받으면서 영업하고 있었다.
업계관계자는 이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처벌이 강화되자 고객들 스스로가 비밀스러운 영업장을 선호한다고 귀뜸했다.
보안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종이전단을 뿌리며 호객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 전이다.
SNS 등을 통해 성매매 업소를 무작위로 뿌리는 사이버 전단지가 난무하고 있으나 경찰을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한다. 대부분 서버와 계정이 외국에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업소의 사이버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에는 전국 각지의 성매매업소 900여곳을 전문적으로 홍보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 이모(28)씨와 사이트 운영진 유모(42)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성매매업소의 업종별 순위·광고기간·지역 등에 따라 매월 10~100만원의 광고료를 받고 업소 여성들의 신체 프로필·가격정보·위치 등을 게재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씨는 공범들에게 회원관리·업소관리·자금관리·마케팅관리 등을 맡겨 치밀하게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먹구구식의 영업관리가 아닌 기업형태의 치밀한 관리가 이뤄진 것이다. 해당 사이트는 안마·오피스텔·키스방·기타 유흥주점으로 업소를 구분했으며 경찰의 단속과 포털사이트의 차단조치를 피하기 위해 독일 등 해외 서버를 이용하고 도메인도 수시로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09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4년 동안 성매매업소 알선 광고사이트 3개를 운영하면서 회원 12만명에게 900여곳을 소개하고 업소로부터 광고료 명목으로 모두 15억원 상당을 챙겼다. 이처럼 성매매업소는 이색마케팅으로 무장하며 영업력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신·변종 성매매업소
 
성매매업소는 이색마케팅과 더불어 영업행태도 변했다. 지난 8일 충남지방경찰청은 남성전용 사우나 간판을 걸고 영업하면서 여종업원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한 업주 황모씨(37)와 종업원 등 3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황씨는 661.2규모의 업소에 목욕 시설과 수면실, 마사지실 등을 갖춘 뒤 여종업원을 고용해 13만원의 입장료를 낸 손님에게 전립선 마사지 후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인터넷 불법 성매매 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전국적으로 손님을 끌어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 업소는 사우나와 스낵바, 8개 수면실, 12개 마사지실,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휴게실 등을 갖춘 대형업소로 인터넷에 방문기가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황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600여 명의 손님을 상대로 총 8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황씨는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건물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에 CCTV 8대를 설치했으며 출입문을 잠근 채 확인된 손님만 업소에 들이는 방법으로 비밀영업을 해왔다.
이들은 단속 상황을 전파하기 위해 사제 무전기는 물론 계산대에 비상버튼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매매업소가 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성매매업소는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재무장했다.
임대 오피스텔을 통한 소규모투자 방식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한 투자금 없이 고객끌기에 나선 사례다.
 
성매매업소 프랜차이즈형식으로 진화
 
우선 오피스텔을 성매매업소의 가장 큰 이점은 업소를 차리는 것에서 비롯되는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가 단속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이지만 단속됐을 경우 인테리어 비용등과 같은 시설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에서 요즘은 기피하는 방식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시설투자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임대방식이라, 무보증 단기로 계약할 경우 장소를 옮기며 영업할 수 있어 보안에 취약한 점도 보완 할 수 있다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상황실을 만들어 전화예약을 받아 운영했으며 오피스텔의 공실을 체크하고 경찰단속에 따른 상황 파악을 실시간으로 감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2월에는 오피스텔 영업방식을 운영하는 일당을 검거하기 위해 오피스텔을 덮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경찰관 한명이 사전에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성매매 사이트 중 한 곳인 B사이트에서 성매매를 광고하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남성은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연결해주겠다며 현재 위치를 경찰관에게 물었다. 경찰관이 종로 근처라고 하자, 오피스텔 이름과 방호수를 알려줬다. 경찰을 이를 토대로 최씨 일당을 검거했으나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냈다.
최씨는 손님을 연결해주는 대표에게 매달 40만원씩을 부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성매매업소가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얘기였다.
기존의 오피스텔 성매매는 성매매업소 업주가 성매매 여성들을 관리하면서 성매수 남성들에게 직접 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씨의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성매수 남성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뒤 그 일부를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격인 본사에게 로열티명목으로 월 40만원씩 보낸 셈이다. 본사는 광고 대행과 손님을 끌어모아 안내하는 콜센터 역할을 했던 것.
최근에는 떳다방 형식의 성매매업소도 인기다.
대부분의 성매매업소가 장소가 발각되며 덜미가 잡히자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장소를 따로 두지 않고 성구매자를 직접 찾아가는 형태의 업소들이 늘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에 의하면 이들 업소는 인천 시내권이면 어디든 찾아가 여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1시간에 15만원의 성매매 대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출장 성매매 업소 운영자는 떴다방 식으로 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변종 성매매업소의 영업특징은 사전예약제와 같은 시스템으로 성구매자들의 신변 보호와 단속에서 빠져나가기 쉽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투자비를 줄이면서 위험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됐다. 이들의 지능적인 영업방식에 경찰의 단속도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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